[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코스닥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한파를 맞았다.

올 한해 총 71개 기업이 꿈을 안고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상당수가 공모가를 밑돌며 고전하고 있다.

25일 코스콤(KOSCOM)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 상장된 71개 종목 중 공모가를 웃돈 기업은 단 17개(24%)에 그쳤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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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는 웃돌았지만, 상장 첫날 종가를 웃돈 기업은 12개(17%)에 불과했다.

수익률 역시 저조했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상장일 종가 대비 평균 -19.21%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시초가 대비,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각각 -20.57%, -2.71%다.

이 중 유니트론텍(-70.34), 아이엠텍(-63.60%), 에코마케팅(-62.39%) 등은 50% 이상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비교적 좋은 이유는 기업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공모가를 대폭 낮춰 기업공개(IPO)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핸디소프트 역시 상장 첫날 공모가(5600원)를 크게 웃돌아 공모가 대비 28.9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넥스 종가(9000원)보다는 -20% 내린 수치로, 공모가를 대폭 낮춘 결과였다.

또 다른 코넥스 이전 상장 기업 바이오리더스 역시 코넥스 종가보다 상장일 종가가 -31%나 하락했다. 코넥스에서 몸값을 올려 이전했지만, 코스닥에 와서는 ‘찬밥’이 된 셈이다.

코스닥에 가장 큰 ‘악재’로 꼽혔던 ‘제약ㆍ바이오’ 신규 상장 기업도 뭇매를 맞았다.

올해 코스닥에 입문한 8개 제약/바이오 주의 첫날 종가 대비 수익률은 -38.39%에 달했다. 특히, 바이오리더스(-57.75%), 안트로젠(-52.56%), 녹십자랩셀(-52.39) 등은 50% 이상 주가가 내려앉았다.

올해 말 엘앤케이바이, 신라젠, 애니젠 등 바이오 주가 코스닥 상장을 대기 중이지만, 현재로선 여건이 좋지 못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달 상장 예정인 신라젠은 지난 2일 희망 공모가 밴드(1만7000~2만5000원)를 제출한지 단 하루만에 희망 공모가를 1만5000~1만80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신라젠은 1500억원대 공모로, 2005년 기술특례 상장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기업공개(IPO)다.

이 제도를 활용해 상장한 전체 34개사의 평균 공모금액이 17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크지만, 여전히 ‘고평가’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장이 예고됐던 제이앤티씨는 지난 21일 코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IPO시장에 자금 수급이 부진하다 보니, 코스닥 주력 업종으로 꼽히는 종목들도 무리해 코스피 상장으로 선회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엄경식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코스닥은 개인투자자가 중심이다 보니 미흡한 투자수요 기반으로 연기금과 기관들도 코스닥 투자를 기피한다”며 “이러한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넷마블 등 코스닥 주력업종에 속하는 기업들도 코스피를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과 더불어 공모주의 거품이 빠진데다 지난 7월 이후로는 중ㆍ소형주 시장 및 코스닥 시장이 죽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 흥행이 되는 건 공모가를 대폭 낮춘 덕으로, 이제는 대형주 위주로 가는 흐름이기 때문에 공모시장뿐 아니라 퇴출에도 엄격한 기준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