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관련 2조6000억삭감 의원들 증액요청 총 4000건 거의 지역민원…40조에 달해 새해예산 빼먹기대상 전락
올해 국회 예산 심의의 최대 쟁점이었던 ‘최순실 예산’이 무더기로 삭감되면서 이 자리에 국회의원들이 선심성 지역구 사업 예산을 끼워넣으려는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이 부실심사에 이어 막판 ‘끼워넣기’ ‘나눠먹기’로 누더기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지난주까지 감액 심사를 진행해 400조7000억원의 정부 예산안에서 ‘최순실 예산’을 포함해 2조6000억원을 삭감하고, 1조2000억원을 보류했다. 삭감ㆍ보류된 사업은 증액심사 과정에서 협의를 통해 조정된다. ▶관련기사 8면 국회는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증액 심사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국회의원들이 증액을 요청한 사업은 지방의 도로ㆍ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중심으로 총 4000건이 넘고, 액수로는 40조원에 달한다. 거의 대부분 지역 민원 사업들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상임위별 증액 요청사업이 15조~20조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국정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된 틈을 타서 여느 해보다 지역구 예산 끼워넣기가 극성이다. 특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최순실 예산’ 1700억여원을 뭉텅이로 삭감하면서 이 자리에 지역구 예산을 집어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부안에도 없던 지역사업을 신규로 집어넣어 234억원을 추가했다.
이러한 지역 민원성 사업요청이 폭주하자 국회 예결위는 이번주부터 예산안조정소위에 여야 3당 간사와 예결위원장, 기재부 관계자로 구성된 증액심사 소소(小小)위원회를 만들어 증액 요청 사업에 대한 심사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국회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으로 ‘쪽지 예산을 없앤다’다며 예산안조정소위를 처음 공개했지만 증액 논의는 소위 안에 다시 작은 모임을 만들어 밀실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처럼 ‘나눠 먹기’가 이뤄져도 감쪽같이 알 길이 없는 상황이다. 증액소소위에 지역구 사업을 챙겨달라는 의원들의 요청도 폭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력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챙길 대로 다 챙겼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각당 지도부와 관료 출신 의원, 다선 의원 등 일부 힘있는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정부안에 미리 반영해 놓았다는 얘기다.
현재는 상임위 1차 심의가 끝난 상태로 의원들은 이미 상임위 심의 단계에서 지역 민원을 많이 반영시켜놓은 상황이다. SOC 사업을 다루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소속 의원들이 지역 예산을 다수 증액해 예결위로 보냈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공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와중에 새해 예산안마저 정치권의 ‘탐욕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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