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투명성 높여야 회복 가능”
정국이 대통령 탄핵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우리경제는 연말에서 연초까지 기간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경제기반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최순실 게이트 발생 이후 나타난 정책 컨트롤타워의 기능상실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연초 우리경제는 제로(0) 또는 마이너스(-) 성장의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 일부가 드러난 권력층의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뿌리를 뽑아내는 초석을 만든다면 경제의 역동성이 살아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의 고난과 위기에 절망하지 말고,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경제는 지난 10월말 최순실 게이트가 표면화하기 이전에 이미 곳곳에서 위기의 징후를 보였으며, 게이트 발생 이후 급격히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탄핵이 이를 심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이런 추세를 돌려놓을 요인도 아니다.
가장 광의의 경제지표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전분기대비 0%대 성장에 머물렀다. 올 4분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8년 4분기(-3.3%)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제로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4분기 성장률이 0%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성장률로 보면 1%대에 머무는 것이다.
수출ㆍ소비ㆍ투자가 동반 위축되면서 생산현장의 활력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올 2분기 1.5%에서 3분기엔 0.9%로 떨어졌고, 4분기 첫달인 10월엔 -0.4%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로 공장설비 10개 가운데 3개는 가동을 멈추었다. 청년실업률은 매월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피부로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20%를 넘은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으로 이어지는 정국 혼란 속에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유일호 경제팀은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경제관계장관회의와 비상경제금융대책반 회의를 잇따라 열면서 흔들리지 않는 국정수행 의지를 보였지만, ‘현상유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다.
수출확대ㆍ투자촉진 등 경제활력과 청년고용 확대, 소외계층 지원, 경제개혁 등 해야할 일이 첩첩이 쌓여있지만 탄핵안에 대한 헌재 판결과 차기 대선 등 변수가 많아 추진력을 발휘기도 힘든 상태다.
이렇게 될 경우 올 연말과 내년초에 우리경제는 가장 어려운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많다. 당장 뾰족한 수를 찾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의 위기를 고장난 시장경제 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경제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경제연구기관들은 아시아나 아프라카 후진국 수준인 우리나라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북유럽 선진국 수준으로 높인다면 잠재성장률 4% 회복도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탄핵의 경제적 의미는 전방위적 개혁의 시작에 있는 셈이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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