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한기총 조광작 목사)
”취지는 이해하지만 (반값등록금은) 최고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떨어뜨리고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훼손시킨다”(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세월호 참사는 수백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대형사고다. 사고발생 50일 다되어가도록 정확한 사고원인과 사건발생 초기 믿기지않는 늑장대응 등을 비롯해 아직도 풀리지않은 미스테리가 많다. 이때문에 실종 및 희생자 가족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움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이번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에 팽배한 많은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금전만능주의 찌든 비윤리적인 기업의 여객선 운영, 악어와 악어새같이 얽힌 해운업계와 관계당국의 추한 이면, 수많은 인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무능과 권위주의 찌들어 우왕좌왕한 정부, 정확한 사고경위와 현장의 실상을 전달하지 않은 언론까지. 어린 생명들은 이렇게 ’못난 어른‘들의 미필적 고의에 의해 죽어갔다.
올해는 유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이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가운데, 연초에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의 자살이 신드롬처럼 이어졌다. 과연 이 사회에 사회적 약자들을 구제히고, 함께 살아가게 하려는 안전망이란 것이 있기는 한건가 개탄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세월호 침몰참사는 전 국민들을 아연케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목회자가 이번 참사에 대해 ”가난한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되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갔는지 모르겠다“고 한 발언은 이 사회가 어디까지 병들어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그는, 누구의 잘못으로 죽었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분수에 맞지않는 곳(?)으로 여행을 간게 불만인 듯하다. 세월호 가족들이 느끼는 참담한 심정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국내 굴지의 재벌 오너이자, 7선의원인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연일 계속되는 발언도 화제다.
모 대학에서 ”반값등록금은 대학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훼손시킨다“고 한데 이어, 철로 정비를 손으로 한다고 한다는 철도원에게 ”이런 낭만도 있네요“라고 말해 듣는 이들을 망연자실케하기도 했다. 등록금이 싸면 존경심이 훼손되고, 엄청난 등록금을 내면 존경심이 솟아난다는 뜻인가. 등록금없는 유럽의 대학이나, 존경심을 훼손할 수도 있는 장학금제도에 대한 그의 고견이 궁금해진다.
목회자나 정치인이나 흔히 ‘사회지도층 인사’, 혹은 ‘오피니언 리더’라고 불리는 부류에 속한다.
힘없고 경제적으로 약한 이들을 위무하고,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힘이 되어주어야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오래 전부터 이런 ‘사회지도층’이 증발한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부유층, 권력층, 엘리트는 즐비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야한다는 의식을 가진 ‘존경받는 지도층’은 귀하고 귀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꿈도 꾸지 않는다.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바라기도 어렵다.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람 정도만 되어달라. 당신들이 아니어도 그들은 이미 충분히 힘겨운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김성진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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