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새벽 2시, 경기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제한된 취재 인원에 포함되기 위해서다.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 국정농단의 핵심 3인방이 서울구치소 3층 청문회장에 모인다는 소식에 대한민국도 들썩였다.
이들 3인방은 끝내 청문회장에 나오지 않았고, 국조특위 위원들은 2개조로 나눠 직접 서울ㆍ남부 구치소 수감동으로 직행했다.
가까스로 최 씨 등을 대면할 수 있었던 국조특위다.
의원들이 전한 이들의 증언은, 주요 범죄 혐의마다 “모른다”는 답만 반복됐다. 새벽부터 하루종일 기다렸던 취재진도, 국민도 ‘자괴감’이 든다.
오히려 ‘3인방’이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두고 보여준 태도가 그나마 눈길을 끌었다.
최 씨는 사회적 생사의 갈림길에서 박 대통령 대신 딸을 택하며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정유라와 박 대통령 두 사람 중 누가 더 상실감이 크고 어렵겠나”라는 질문에는 단숨에 “딸이죠”라고 답했다. 삶의 동반자이자, 국정농단의 파트너였던 박 대통령의 안위는 최 씨에게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정 전 비서관은 ‘가신’의 면모를 보이며 박 대통령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남부구치소 수감동에서 정 전 비서관은 현재의 심정에 대해 “운명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퇴임 후 박 대통령을 모실 것이냐’는 질문에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박 대통령을) 모실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은 충격이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을 과감히 버렸다. 그는 미르ㆍK 스포츠 재단 모금 등 검찰 공소장에서 혐의를 받은 행위의 모든 게 본인 판단으로 이행한 것이 아니고 박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했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계속해서 나오는 국정농단에서 모든 책임을 박 대통령에게 떠넘겼다.
전 국민의 관심사는 국정농단에 대한 3인방의 고해성사였다. 그리고 진상과 실체였다. 하지만 청문(聽聞)회라는 말이 무색할 따름이다. 그저 박 대통령을 향한 이들의 엇갈린 ‘러브스토리’ 뿐이었다.
test1025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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