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효과 전무·해제조항도 없어
‘관리의 삼성’은 어디로 갔나.
삼성은 최순실(61ㆍ구속기소) 씨가 세운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015년 8월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2018년 아시안게임과 세계승마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승마팀의 발전을 희망하며 ‘최선을 다해’ 국제대회 참가를 목표로 선수들을 훈련하고 관리한다고 했다.
그러나 계약서 곳곳을 뜯어보면 허점투성이다.
‘관리의 삼성’이라 불리며 시간을 들여 치밀하게 준비하는 삼성이 했다곤 믿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세간의 평이다. 삼성이 급했다는 방증이다. 컨설팅 계약의 핵심은 ‘기대효과’다. 컨설팅을 통해서 어떠한 목표를 이루겠다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목표 및 기대효과를 달성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역시 필요하다. 계약서를 작성한 쌍방간에 상호 검증 방법도 필수다.
그러나 삼성과 코레스포츠가 맺은 컨설팅 계약에는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어떤 목표를 이루겠다는 것인지 없다. 다만 계약서에 따르면 코레스포츠는 “‘최선을 다해’ 선수들을 훈련하고 관리한다(부속서A 용역의 해석 중)”고 했다. 결국 최선을 다했다고만 하면 계약은 유효한 셈이다.
또 코레스포츠는 삼성에게 용역과 관련한 주요 사건, 과정 및 결과에 대해 월별 보고를 제공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작 어떤 내용을 보고하겠다는 것인지 알매이가 없다.
컨설팅 계약서를 본 대기업 대관업무 담당자는 “이런 계약서는 중소기업에서도 퇴짜 맞을 계약서”라며 “돈을 주고 무엇을 얻어내겠다는 것인지가 전혀 없는 컨설팅 계약”이라고 했다. 이어 “분명 이 계약서 작성에도 변호사가 관여했을 텐데 내가 만약 그 변호사라면 자괴감이 들 수준”이라고 했다.
통상의 컨설팅 계약보다 긴 기간에 계약 해지 조건이 없는 것도 지적된다.
기업 컨설팅 계약 업무를 다루는 변호사는 “컨설팅 계약은 3년도 긴 편으로 짧게는 수개월 단위로도 끊어진다”며 “이 계약서는 2015년 8월 계약서를 작성해 2018년 12월까지 ‘모든 효력’을 지속적으로 가질 것(2. 기간과 해제 중)으로 해놨다”고 했다. 이어 “목표 미달 시 갱신 거절 조건이 없는 것 역시 일반적인 컨설팅 계약이라곤 볼 수 없다”고 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 역시 삼성과 코레스포츠 간에 맺은 컨설팅 계약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특검팀은 9일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르면 이번 주 이재용 부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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