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월이후 자녀 말 트지 않으면 병원 달려가는 부모들
-부모 조기 개입 필요한 지 대해선 전문가 의견 엇갈려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대전 유성구에서 만 4세 아들을 키우는 이모(30) 씨. 2년 전 만해도 이씨는 아이 고민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30개월이 되도록 아이가 말을 트지 않은 것. 남편은 지나친 걱정이라고 했지만 행여나 아이에게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
이씨는 “아들이 말귀를 알아듣기는 하는 듯 했지만 ‘엄마’ 말고는 하는 말이 없어 불안했다”며 “36개월까지 말을 못하면 자폐아일 수도 있다는 말에 내가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보라는 시어머니의 성화까지 겹쳐 이씨는 결국 아이를 데리고 소아정신과을 향했다. 장애는 아닐 것이라는 결과에 이씨는 한시름 놓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에 언어치료기관을 찾아나섰다.
이씨는 언어치료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지관과 사설센터 등 여러 군데를 다녔지만 “믿을만한 시설을 찾는 것은 여간 쉽지 않았고, 아이와 선생님의 합이 맞는 것도 큰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복지관을 선택했지만 반년동안 큰 효과를 보지 못해 결국 수업료가 훨씬 비싼 사설 언어심리센터로 옮겼다.
아들이 41개월될 무렵, 언어 발달 정도가 또래 아이와 비슷하다며 센터측에서는 더 이상 수업이 필요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아이가 50개월이 넘은 현재까지도 계속 센터에 보내고 있다. 이씨는 “아이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센터 수업을 그만두면 혹시나 문제가 생길까봐 일단 보내고 본다”며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24개월 전후까지 말문이 트이지 않는 자녀 걱정에 언어치료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부모가 많아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7세 아들을 키우는 김모(42) 씨도 불안함에 언어치료기관을 찾았다. 아들이 32개월이 넘어도 말문을 트지 않은 것이다. 김씨는 “아이가 말이 늦는다는 느낌이 들면 조기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혹시나 그 시기를 놓치게 될까봐 매우 불안했다”고 전했다. 치료센터 대여섯 군데를 알아보다 김씨는 결국 강남의 한 유명 병원이 운영하는 언어치료센터에 아이를 보냈다.
김씨는 “다른 부모들이 워낙 애들에게 이것저것 많이 시키니 자기 아이에게 하나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급해진다”며 “일찍 개입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 우선 보내고 봤다”고 말했다.
언어치료센터를 다닌 지 2년이 가까워지자 아이는 말문을 텄다. 그러나 김씨는 “지나고 보니 결국 부모가 걱정돼서 보낸 것 같다”며 “때가 되면 말을 잘 할 아이를 괜히 보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언어치료 필요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보통 아이가 만 2~3세일 때 몇개의 단어로 의사소통을 시작하는 하는 것을 정상으로 여긴다. 이 시기가 늦어진 아이들에게 언어치료가 필요한 지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은 “아이의 이해력 즉, 지능이 문제라면 당연히 치료가 필요하지만, 단순한 구강 근육의 운동성 문제라면 5세까지 치료없이 기다려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굳이 운동성을 개선하는 치료를 원한다면 4개월이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경희 용인대 언어치료학과 교수는 “단순히 늦게 말을 트는 아이가 있는 반면 학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최대한 빨리 진단하고 개입하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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