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설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혼의 30~40대 청춘 남녀들은 또 한 번의 지옥을 경험한다고 한다. 멀리 떨어져 사는 친인척들이 모이는 설.

언제부턴가 자식자랑의 전쟁의 터로 변한 명절에는 미혼자들에겐 늘 ‘가시방석’이다.

이들의 전쟁터 소재는 얼마전까지만해도 성적과 대학 그리고 취업 이야기였지만, 이젠 결혼이기 때문이다. ‘누구의 딸은 어디 집안에 시집갔다더라’, ‘누구 아들은 자기가 돈벌어 집 사서 결혼했더라’ 등 가시 같은 말들이 꽂힌다.

실제로 취업난과 경제난으로 결혼을 포기한 세대를 뜻하는 ‘결포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혼인 건수는 2011년부터 5년째 떨어지면서 ‘결혼 빙하기(氷河期)’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28만~29만여 건으로 예년에 비해 급감했다. 연간 혼인이 30만건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77년 이후 40년 만의 일이다.

특히 소득에 따른 ‘유전결혼(有錢結婚) 무전비혼(無錢非婚)’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현재 20∼30대 남성 노동자 임금 하위 10%(1분위)의 기혼 비율은 6.9%, 임금 상위 10%(10분위)의 기혼 비율은 82.5%였다. 소득 최상위층과 최하위층의 기혼자 비율이 12배의 격차를 보였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결혼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씁쓸한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다.

이에 정부는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세금 감면 카드를 꺼내들었다. 결혼한 당해년도 연말정산 때 신혼부부에게 1인당 50만원, 맞벌이라면 100만원의 세금을 돌려준다는 것이다. 만혼을 해결하고 저출산을 해소하겠다는 생각이라지만 어처구니가 없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정부의 정책이 아쉬울 뿐이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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