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 살면 4만8000원→1만3100원으로 줄어 연봉 3540만원에 금융소득 6861만원 한달 9만원→26만7000원 내야 23일 정부가 내놓은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의 핵심은 먹고 살기 힘든 저소득층에 과도하게 부과되는 보험료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소득과 재산이 있으면서 피부양자로 등록돼 ‘무임승차’하는 사람, 개인 재산으로 월급보다 많은 돈을 벌지만, 일반 직장인과 같은 보험료를 내는 사람들은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정부는 3단계에 걸쳐 부과체계를 개편해 나갈 계획이다.
▶‘송파 세 모녀’등 지역가입자 대부분 보험료 감소=2014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동반 자살한 ‘송파 세 모녀’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50만원짜리 반지하 셋방에 살면서 생계수단이 없었지만 월 4만8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했다. 경제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세대 구성원의 성별과 나이, 재산, 자동차로 평가하는 경제활동참가율 점수를 내는 ‘평가소득’체계에 의해 약 3만6000원의 보험료가 부과됐고 월세로 사는 집에 재산 보험료 1만2000원이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개편안으로 평가소득이 폐지되고 재산보험료는 면제기준이라 최저보험료인 1만3100원만 내면 된다.
최저보험료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역시 소득이 낮고, 전셋집에 살지만 소형 자동차가 있다는 이유로 과도한 보험료를 내온 지역가입자도 혜택을 보게 된다. 47세 남성과 배우자, 자녀로 구성된 3인 가구의 총수입이 연 1500만원 정도이고 4000만원짜리 전세에 살면서 1600cc 이하의 소형차를 가지고 있다면, 평가소득기준으로 부과되는 소득보험료가 6만3000원이다. 여기에 전세 보증금에서 500만원을 공제한 뒤 30%에 해당하는 재산 보험료 1만2000원과 15년 미만의 모든 자동차에 부과되는 자동차 보험료 4000원을 더해져 총 보험료는 7만9000원이 된다. 개편안으로는 각 항목 면제 기준인 전세 보증금 4000만원 이하, 자동차 배기량 1600cc 이하에 해당하는 이 가구는 재산 보험료와 자동차 보험료를 모두 면제받고 종합과세소득이 적용된 소득보험료 1만8000원만 내면된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변동 대상자는 1단계의 경우 대다수인 583만 세대는 보험료가 인하되고 140만 세대는 변동이 없고, 34만 세대(소득 상위 2%, 재산 상위 3%)는 인상된다.
▶피부양자 무임승차 차단=기존 체계에서 대표적인 ‘무임승차’로 지목받는 대상은 소득과 재산이 많으면서 피부양자로 등록된 사람들이었다. 예컨대 퇴직한 A씨가 연금 소득이 연 3400만원이 넘고 시가 7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갖고 있었지만 보험료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연금소득 이자소득 기타 근로소득이 각각 4000만원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편안은 종합과세소득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연 3400만원이 넘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하도록 했다. 따라서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A씨는 소득보험료 9만1000원과 재산보험료 12만2000원을 더해 총 21만3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연금 소득이 1900만원 정도지만 시가 11억원 상당(과표 5억5000만원)의 재산이 있는 B씨도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기존에는 과표 9억원(시가 18억 상당)을 넘는 재산이 있어야 지역가입자로 전환됐지만, 개편 이후에는 과표 5억4000만원을 초과하는 재산이 있으면서 동시에 생계 가능한 소득(연 1000만원)이 있으면 보험료를 내도록 했기 때문이다. B씨는 소득보험료 5만1000원에 재산 보험료 15만1000원을 더해 총 20만2000원의 보험료를 내야한다. 소득이 있는 피부양자 279만명 가운데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경우는 1단계 7만세대, 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월급외 소득이 더많은 직장인 보험료부담 증가=직장에 다니지만 월급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직장가입자는 보험료부담이 늘어난다. 연소득이 3540만원(월 295만원)정도지만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이 연 6861만원인 직장인 C씨는 직장 동료와 똑같이 월 9만원의 보험료만 냈지만 개편안이 보수 외 소득부과 기준을 연 3400만원으로 낮추면서 C씨는 보수 외 소득보험료 17만7000원이 더해져 총 26만7000원의 보험료를 내야한다. 직장에 다니면서 빌딩을 소유한 D씨도 월급(월 300만원)보다 상가 임대로 인한 소득(연 6000만원)이 많았지만 보험료는 월급기준으로 9만2000원만 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으로 보수외 소득보험료 13만3000원이 더해져 총 22만5000원의 보험료가 부괴된다.
이처럼 직장가입자의 보수외 소득에도 보험료를 부과하고 보험료 상한선을 높일 경우 전체 직장가입자 1581만세대 가운데 1단계로 보수외 소득이 연 3400만원을 초과하거나 월급 7810만원을 초과하는 13만세대(1%)의 보험료가 올라간다.
김대우 기자/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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