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 분석 설 직후 男 백화점 카드이용액 141%↑…女보다 75%P 높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 서울에 사는 결혼 3년 차 직장인 한모(32) 씨는 올해 설 당일 대구에 있는 고향집에 내려갈 예정이다. 두살배기 딸을 데리고 가는 일이 만만찮지만 정작 그를 신경 쓰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시댁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아내가 귀경길에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할까봐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 것. 한 씨는 “주변에서 명절에 수고해 줘서 고맙다고 선물을 하라고 조언했다”면서 “서울에 오자마자 백화점에 가서 원하는 선물을 사거나 마사지권을 끊어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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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남성 소비의 달(?)’

지난해 설 직후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종에서 여성보다 남성 소비자들의 지갑이 더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연휴에 고생한 아내를 위해 비교적 고가의 선물을 하려는 30대 이상 남성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 이후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도 남성의 소비가 두드러졌다. 최근 밸런타인데이가 남녀 구분 없이 연인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바뀌어 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이는 24일 삼성카드 빅데이터 연구소가 지난해 설 명절 이전 3∼4주 기간과 설 전후기간(설 이전 16일∼이후 14일)의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을 일자별ㆍ요일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다. 분석 업종은 할인점, 백화점, 온라인쇼핑(상품권 제외), 홈쇼핑 등 유통업종 중심으로 이뤄졌다.

▶“고생한 아내 선물 챙기자”…설 직후 男 소비↑=이번 분석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설 직후 이틀 간 남성 소비자의 카드 이용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설 다음날 백화점에서 발생한 남성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설 이전 3∼4주 같은 요일 평균치에 비해 무려 141% 증가했다. 설 이틀 뒤에도 평소 대비 119%나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여성의 증가율은 모두 66%로 남성과 큰 차이가 난다.

다른 업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할인점과 홈쇼핑에서 설 다음날 남성의 소비는 평소보다 각각 46%, 3% 늘어났다. 설 이틀 후에도 41%, 7%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여성은 설 직후 이틀 간 할인점 이용액 증가율(15%, 14%)이 남성보다 낮았고, 홈쇼핑에서는 아예 감소하기도(-19%, -11%) 했다. 온라인쇼핑의 경우 설 다음날 남성(-51%)과 여성(-45%) 모두 평소보다 이용이 줄었다.

건당 이용금액에서도 설 이후 남성의 소비 증가 움직임이 잘 나타난다. 홈쇼핑 업종을 보면 설 직후 이틀 간 남성 이용액은 건당 17만333원으로 평소(12만4825원)에 비해 36%(4만5508원) 증가했다. 여성은 건당 13만1028원으로 24%(2만5517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중에서도 30∼40대 남성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30대의 건당 홈쇼핑 이용금액은 평소 13만7883원에서 설 직후 19만9759원으로 45% 급증했다. 40대도 12만9309원에서 18만890원으로 40% 증가했다.

삼성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관계자는 “(아내의) 명절 노동에 따른 보상심리 및 용돈 취득에 따른 고가 소비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소비가 30∼50대 남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설 이후 보상심리를 겨냥해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설 당일 오후부터 비교적 고가인 무스탕, 쥬얼리 등 패션ㆍ뷰티 상품이나 여행 상품을 편성한다”면서 “명절에 고생한 주부들의 보상을 위한 ‘주부 힐링’ 상품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30대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밸런타인데이를 준비하기 위한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는 연인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작년엔 설(2월 8일) 엿새 뒤였다.

지난해 설 1∼4일 후 20대 남성 소비자의 백화점 신용카드 건당 이용액은 평소 대비 높은 증가세(35%→22%→17%→6%)를 이어갔다. 30대 남성(25%→18%→-2%→4%)과 40대 남성(23%→6%→5%→5%)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여성도 20대(46%→34%→10%→-2%)와 30대(25%→20%→5%→4%)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과거에는 밸런타인데이가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었지만 최근엔 성별과 관계없이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면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프로모션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준비, 온라인은 2주전부터…50대 이상 ‘미리미리’=이번 조사에서 유통업종에 따라 설 선물 구매기간이 달라진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온라인에서는 설 2주 전, 오프라인에서는 1주 전부터 소비가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업종을 보면 설 15일 전 카드 이용액이 증가로 전환(-2%→29%)해 설 6일 전까지 증가세가 이어졌다. 설 5일 전부터는 소비가 감소로 돌아섰는데, 설 명절 직전 배송이 몰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할인점 업종은 설이 가까워질수록 명절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설 2주 전 10%대였던 카드 이용 증가율은 설 7일 전 36%로 뛰어오른 뒤 설 직전까지 50∼60%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백화점은 설 9일 전 증가로 전환해 4일 전까지 10∼20%대 증가세를 보였다.

업종별 건당 이용금액을 보면 할인점은 설 7일 전 7만914원으로 평소보다 27% 증가했다. 설 이틀 전에는 평소대비 19% 높은 8만72원을 기록했다. 백화점은 설 7일 전(9만1683원)에 가장 큰폭(14%)으로 늘었다. 온라인쇼핑은 설 10∼13일 전의 건당 이용액이 10만4496∼10만9837원으로 평소보다 증가폭(14∼16%)이 높았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설 준비를 미리 하는 경향을 보였다. 설 2주 전부터 할인점에서는 50대와 60대 이상 소비자의 카드 이용 증가율이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60대 이상의 경우 설 14일 전 증가(21%)로 돌아선 뒤 설 직전일에는 평소보다 100%나 늘어났다. 온라인쇼핑 업종에서도 50대와 60대 이상 소비자는 설 2주 전부터 소비를 늘리는 경향을 보였다.

20∼30대는 설 1주 전부터 2일 전까지 백화점에서 주로 이용액이 큰폭 증가했다. 50대와 60대 이상 소비자의 백화점 이용액이 설 4일 전부터 크게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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