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사업자 선정 참여 선언 “사회공헌·상생협력 평가”시사 최고입찰가 선정관행 변화 ‘관심’ 기존업자·신규사업자 혈전우려도

‘관세청의 가세는 기존 ‘쩐(錢)의 전쟁’을 개혁할 수 있을까.’

쩐의 전쟁, 공항 면세점 입찰경쟁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수식어였다. 지금까지 공항면세점 사업자 자리는 최고 입찰가를 써내는 업체에 돌아갔다.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고 관세청에 이를 통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시내면세점 사업을 관장하는 관세청의 역할은 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는 공사 측이 통보해준 사업자를 추인하는 것 밖에 없었다.

관세청이 입찰과정에 참여를 선언하며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선정 과정이 더욱 뜨거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영업하고 있는 신세계면세점 패션&선글라스 매장 모습.
관세청이 입찰과정에 참여를 선언하며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선정 과정이 더욱 뜨거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영업하고 있는 신세계면세점 패션&선글라스 매장 모습.

하지만 오는 2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던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는 관세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26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번 2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정에 참여해 철저한 검증작업을 거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존의 사업자 선정 방식은 ‘인천공항의 부족한 재원마련’을 위해 잠시만 용인됐을 뿐, 앞으로는 시내면세점처럼 관광산업 발전ㆍ기업이익의 사회환원ㆍ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 등 다양한 공익적 차원의 문제를 평가기준으로 넣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직 사업자 선정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40%의 업체 입찰가와 60%의 사업자 심사를 통해 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00원 벌면 40원 ‘임대료’, 공항면세점 사업=면세점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공항면세점은 수익을 내지 못해도 본전만 찾으면 성공한 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워낙 임대료가 비쌌던 탓에 공항면세점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면세사업자 임대료 현황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면세점 4곳을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의 총 임대료는 총 4518억원으로, 지난 한해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매출(1조1455억원)의 39.4%에 달했다.

신라면세점은 6969억원을 벌어 2638억원을 임대료로 썼다. 신세계면세점은 2001억원을 벌어 742억원을 임대료로 냈다. 이같은 면세공룡들조차 많게는 40%가량을 임대료로 쓴 것이다. 여기에 인건비와 매장 유지비용을 포함하면 이들 사업자의 수익성은 더욱 떨어진다.

▶면세점 전쟁 유력, 일각선 과열경쟁 우려=이에 임대료 외 다른 요소들도 추가로 고려되는 2터미널 면세점 대전은 기존 공항 면세점 사업자들과 새롭게 공항입성을 노리는 신규사업자들 간의 혈전이 예고된다. 신규면세점 사업자인 한화갤러리아가 현재 공항면세점 사업 참여 의사를 검토중이고, 인천공항에서 영업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도 이번 입찰에 참여가 유력하다.

한편 일각에서는 되레 사업자 선정 과정이 과열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도를 시내면세점처럼 바꾸면 많은 사업자들이 몰리게 되면서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의 개선 의지는 인정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사업자들이 몰려 더 큰 쩐의 전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인천공항 제2 터미널은 연면적 38만㎡(약 11만5000평)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이 중 1만80㎡규모 공간에는 식음료 사업공간을 포함한 면세상가가 들어선다. 여기서 면세점은 대기업 3곳, 중소ㆍ중견 면세점 2곳을 포함한 총 5개 사업자를 선정한다. 사업자 선정은 오는 2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잠시 연기된 상황이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