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지난 25일 특검의 체포영장으로 구치소에서 강제 구인된 최순실씨는 “민주 특검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벌였고, 특검사무실 청소부는 최순실의 행동에 대해 “염병하네”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케이블방송에 출연해 “모두 기획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26일 최순실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특검 수사관은 최순실 씨에게 폭행보다 더 상처를 주는 폭언 등 강압수사를 연발해 정신적 피해를 가했다”며 “특검의 인권침해적 수사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주장을 했다면, 최순실씨 또는 그 변호인은 곧바로 독직폭행 혐의로 해당 수사요원을 고발하면 된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이경재 변호사의 주장이 있은 지 이틀 뒤인 설날 당일, 보수단체가 특검을 고발하겠다는 내용의 발표를 한다. 법조계에서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형국’이라는 촌평들이 나왔다.
보수 단체 관계자 8명은 지난 28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박영수 특별검사와 사건 담당 검사를 협박죄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담당 검사의 잔인한 학대행위는 그를 지휘하고 감독하는 박 특검의 지시, 또는 적극적 묵인에 의하지 않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다”며 “가혹행위 공동체를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25, 26, 28일 이어지는 일련의 행태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면, 박근혜-최순실측 이런 저런 주장들을 확대재생산하는 과정이다.
이는 이번 국정농단 특검수사에 반론이 있음을 덴마크에 전달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덴마크 당국이 정유라에 대해 보다 시간을 갖고 양측 입장을 충분히 경청한 뒤 판단내리도록 하기 위한 지연작전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울러 특검 수사와 헌법재판소 판결 일정을 차례로 늦추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특검팀은 “(최순실의) 변호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검사가) 삼족을 멸한다는 등의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특검과 해당 검사의 신뢰, 명예를 훼손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고발장을 접수한 검사가 소정의 절차를 밟은 뒤 ‘각하’ 즉, 신문 심리 할 것도 없이 돌려보내는 처분을 내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비판적인 전문가들은 악의적 ‘무고’ 혐의가 적용돼, 역으로 고발자가 처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변호인측이 실제 고발을 감행할 경우, 피고인, 피의자는 물론 대리인 마저 형벌의 도마위에 오를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처신할 것으로 보인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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