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개가 포니를 타던’ 부촌 재건축으로 압구정ㆍ반포 제쳐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명성이 되살아나고 있다. 개포동은 ‘개가 포니를 타고 다닐 정도’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부호들이 모여사는 부촌 1번지였지만 2000년대 이후 압구정동, 반포동에 밀리면서 변방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2017년 재건축 기대감으로 다시 전국 최고가 아파트로 우뚝섰다.
2000년 이전만 해도 강남의 주거지역은 크게 압구정동과 대치ㆍ개포동으로 양분됐다. 압구정동이 한강변을 끼고 형성된 대형 고급 아파트였다면 개포동은 조용하고 쾌적한 주거지역으로 손꼽혔다. 개포동은 개포고, 경기여고 등 학교도 우수하지만 대치동 학원가도 가까워 중ㆍ고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재건축 바람이 한창이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부의 재건축 관련규제로 가격이 급락했다. 대신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2ㆍ3단지를 재건축한 ‘반포자이(2008년 입주)’와 ‘래미안 퍼스트지(2009년)’를 비롯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002년)’, ‘도곡렉슬(2006년)’ 등이 잇따라 신흥 고급 주거지로 떠올랐다. 개포동은 상대적으로 ‘강남의 변방’ 취급을 받아 왔다. 반포동은 이후 2013년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 분양이 성공리에 마치고 올 들어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이 개통되는 호재를 맞아 범강남권 아파트 값을 이끌어 왔다.
헤럴드경제가 부동산리서치업체 부동산 114에 의뢰해 전국 매매가 상위 아파트 10곳(지난달 27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개포동엔 1위를 포함해 상위 5위안에 드는 아파트가 3곳이나 포함됐다. 주공1단지가 3.3㎡당 7568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주공4단지 7033만원, 시영아파트가 6034만원으로 각각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현대사원(5349만원), 구현대5차(5286만원), 구현대7차(5176만원), 신현대(5051만원) 등 자존심에 상처를 줬던 압구정동 아파트도 가볍게 제꼈다.
이처럼 개포동이 다시 뜬 이유는 자산가치 상승을 부르는 재건축 사업이 속도감있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개포주공1단지는 다음 달 말께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할 예정이다.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매매가격도 무섭게 뛰고 있다. 기존 전용면적 42.55㎡(약 13평), 재건축 이후 전용면적 84.55㎡(약 33평형) 입주 매물 기준으로 지난해 12월보다 시세가 8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일찍이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한 개포주공4단지보다 높은 속도다.
개포주공4단지는 지난해 관리처분총회를 마치고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폭이 작지만 재건축 속도가 빨라 개포주공1단지보다 선호도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4일에만 5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최근 1단지의 가격이 급격히 올라 수요층이 4단지쪽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개포주공 4단지는 올해 5월 관리처분인가, 7월 이주명령개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개포시영은 래미안강남포레스트로 재건축돼 오는 6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2020년 6월 입주예정이며 총 2296가구 중 전용면적 59~136㎡ 220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에서는 개포와 반포를 두고 ‘재건축 2포’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며 “하지만 먼저 재건축을 진행한 반포 일부 단지가 강남의 최고가 아파트로 부러움의 대상이 됐듯 앞으로는 개포동의 신규 재건축 아파트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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