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서 야당주도 상법개정안 통과 가능성↑
재계, 상법 개정하면 한국은 '해외투기자본 놀이터' 전락 '반발'
[헤럴드경제=강주남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경제민주화 달성보다 한국이 ‘해외 투기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한국경제연구원) #. 국회에 계류중인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 하기 힘든 환경이 될 것이다(대한상공회의소)
‘감사위원 선임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 소송제 도입,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후보추천권 부여…’
‘상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상법 개정안의 일부가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자 재계가 강력 반발하면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9일 상법 개정안 중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 소송제 도입’등을 전향적으로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에 재계는 “상법 개정안이 소액주주 권리 보호,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헤지펀드 등 기업사냥꾼들에게 좋은 일만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계는 이번 상법 개정안이 기업의 경영 투명성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기업 경영의 자율성, 경영 정보 보호 등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는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추진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은 세계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기업 옥죄기용’ 법안”이라며 “다른 나라에 도입된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은 논의조차하지 않으면서 한국이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될 것이 뻔한, 유례 없는 규제를 도입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반기업 정서가 높아진 상황을 틈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법안을 무턱대고 통과시킨다면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안, 주요 골자 보니=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주도로 2월 임시국회 통과가 추진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은 소액 주주 권리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재벌을 개혁하려는 취지의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법안’이다.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후보추천권부여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5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개정안에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반 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될 이사’를 별도 주주총회에서 분리 선임토록 하고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는 대주주가 아무리 많은 주식을 갖고 있어도 의결권을 3%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전체 이사를 주주총회에서 일괄 선임해 왔다. 이들 중 감사위원회 위원이 될 이사는 별도의 주주총회를 열어 다시 선임하되 이때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개정안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될 이사 선임 때 대주주 의결권 제한을 강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법 개정안에는 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가 선호하는 이사의 선출 가능성을 높이는 이사 선임방식이다. 1998년 개정된 상법에서 도입됐다.
예컨대 A기업 지분 1%를 가진 주주가 있고 A기업이 정기 주총에서 이사진 3명을선임해야 하는데 후보자가 총 4명일 경우,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회사라면 1~4번 후보자를 한꺼번에 안건에 올린 뒤 주주들이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자에게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다.
행사 가능한 의결권은 보유주식(1%) 곱하기 선임할 이사 수(3명)이므로 지분 1%를 가진 주주가 가장 선호하는 후보자에게 3%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도입돼 있지 않다면 4명의 후보자에 대해서 각각 총 4차례에 걸쳐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주주 한명이 각 후보자에 대해 1%씩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단순 투표’가 이뤄진다.
현행법은 집중투표제를 원하지 않는 기업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의결로 정관을 변경해 도입을 배제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둬 왔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기업들은 정관 변경을 통해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방법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이와함께 상법 개정안에는 모회사 소수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다중대표소송은 현행 상법이 인정하는 주주대표소송 원리와 다르지 않지만, 소송 가능 범위를 주주가 직접 주식을 가진 회사 뿐만 아니라 자회사, 손자회사 등 다른 회사들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의 몇 % 이상을 보유했을 때 다중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느냐다.
현재 야당은 ‘지분율 50%’를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주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이 75%가 넘기 때문에 법 개정이 이뤄지면 상당수의 기업이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밖에 개정안에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사주조합에 사외이사 후보추천권을 부여하는 등 사외이사 선임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세부 내용을 보면 사외이사 선임 시 최대주주의 참여를 제한하고, 사외이사의 결격요건을 강화하며, 우리사주조합ㆍ소액 주주 추천 각 1인을 의무 선임토록 했다.
소수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를 늘릴 수 있는 ‘전자투표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 제도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존에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할지 여부를 이사회 결의로 정했기 때문에 도입률이낮았으나, 앞으로는 전자투표제의 도입을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상법 개정안, 5대 쟁점은= 한국경제연구원은 ‘상법개정안의 5대 쟁점에 대한 검토의견’보고서를 통해 2월 임시국회 처리 가능성이 커진 상법 개정안의 문제를 지적했다.
먼저 한경연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에 대해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내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외국계투기자본이 이른바 ‘지분 쪼개기’로 3% 제한을 피하며 모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대주주보다 주식을 적게 보유하고서도 자식들의 이익을 대변할 이사를 다수 선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과거 소버린과 SK 경영권 분쟁 당시 SK주식 14.99%를 보유한 소버린이지분을 5개로 쪼개 각 2.99%씩 보유하게 하고 모든 의결권을 행사한 반면 SK 최대주주는 의결권 행사를 3%밖에 할 수 없었던 사례를 제시했다.
신석훈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한데 분리선임을 강제해 이런 제한을 더 강화하려는 개정안은 주주의 이사선임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주식회사 제도 본질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대해서도 한국이 ‘해외 기업사냥꾼의 놀이터’로 전락할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가 선호하는 이사의 선출 가능성을 높이는 이사선임 방식으로 1998년 도입됐으나, 집중투표제를 원치 않는 기업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의결’로 정관을 변경해 도입을 배제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둬왔다.
한경연은 “미국, 일본 등 20여 개국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했으나 개정안처럼 의무화하는 나라는 러시아, 멕시코, 칠레 등 3개국뿐”이라며 “미국도 기업사냥꾼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의 부작용을 경험하자 대부분 임의 규정으로 전환했다. 우리 기업들이 외국 투기펀드들에 의해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이어 지금도 전 세계 국가 중 한국이 가장 강력한 형태의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를 더 강화하면 우리나라 지주회사 체제에 큰 위협이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 소수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대부분 국가는 다중대표소송 인정 여부를 법원 해석에 맡긴다. 이 경우에도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가 경제적 동일체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인정된다.
그러나 민주당의 개정안은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의 50%만 보유해도 다중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한경연은 “이 제도는 특히 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이 75%를 넘는 우리나라 지주회사 체제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복수의 기업으로 구성된 그룹을 하나의 회사로 간주하는 것은 회사의 법인격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경연은 우리사주 조합에 사외이사 선임권을 주는 것은 “특정 집단에 속하는 주주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으로 “회사법의 기본 원칙인 주주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전자투표제 의무화에 대해서는 “소수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가 현격히 증가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국내 기업에서 실제 전자투표로 행사된 주식 비율은 1%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신석훈 실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있는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은 논의조차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다른 나라에는 없는 규제를 도입해 투기자본의 경영권 개입만부추기고 있다”며 “대주주 견제는 상법 개정보다 개별 기업의 기존 내부통제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namkang@heraldcorp,com
test10014@heraldcorp.com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