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구조조정 주도 손실 시중銀 ‘주담대’집중 7.5조 수익 나라엔 공적자금, 은행엔 이자 일반 가계만 이래저래 골병 ‘수조원을 벌어들인 시중은행과 조단위 적자가 확실시되는 국책은행’
기업여신 위험은 국책은행이 맡고, 가계대출 수익성은 시중은행이 챙기는 기형적 양극화 구도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조 단위 수익의 경영 실적을 공표한 시중은행들은 올해도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토대로 가파른 이익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조원대의 당기순손실이 확실시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창립 40년만에 첫 적자다. 시중은행의 이익 상당부분은 외국인 주주들에 배당된다. 실적악화로 국책은행이 부실화되면 혈세로 이를 메워야 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신한ㆍKBㆍ하나ㆍ우리 등 주요 4대 금융지주ㆍ은행들의 당기순익 총액은 7조5249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2조원을 훌쩍 넘는 순익으로 나란히 ‘2조 클럽’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시중은행들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은 단연 가계대출로 불어난 이자 이익이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시중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을 크게 늘렸다. 저금리로 예대마진이 줄었지만 전체 대출 규모가 급증해 이자 수익을 많이 낼 수 있었다.
실제 4대 은행들은 지난해 이자수익으로만 각각 4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18조5394억원을 챙겼다. 반면 주로 기업여신에 쌓았던 충당금은 점차 줄었다. 지난해 4대 은행들의 충당금전입액은 2조9638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2015년의 3조7436억원 대비 8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한 마디로 아파트를 담보로 한 안전한 가계대출의 이자 수익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기업 여신의 충당금을 감당하며 이익을 확대해 온 것이다. 여기에 매년 대대적인 인력과 점포 구조조정까지 더하며 시중은행들의 이익 성장세는 더울 가팔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국책은행들은 상황이 정반대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산업은행은 약 3000억, 수출입은행은 94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연간 기준 적자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산은과 수은은 STX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구조조정의 후폭풍에 치명타를 맞았다. 대우조선 여신 규모가 약 9조에 달하는 수은은 여신의 건전성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낮춘 것만으로 충당금을 1조원 넘게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데는 산업구조개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기업 구조조정의 리스크을 국책은행이 사실상 홀로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가계와 정부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높다. 국책은행의 자본건전성이 위협받을 때 국민의 세금인 재정이 투입되는 데다, 시중은행의 이익은 고스란히 외국인 주주들의 배를 불리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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