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부장’ 씹는게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이다. 상사 ‘뒷담화’야 직장인에겐 ‘영원의 레퍼토리’이지만, 요즘은 그 강도가 전과는 비할 수 없이 세다. SNS나 BBS에는 직장 상사 비판하는 글이 넘쳐나고, ‘꼰대 부장’ 이야기가 신문에 나가면 수백, 수천개의 공감 댓글이 줄을 잇는다. 대기업이건 서비스업이건, 심지어 공무원 조직이건 마찬가지다.
도마 위에 오르는 ‘꼰대 부장’의 백미는 이른바 ‘엑셀도 못하는 부장’이다. ‘회사 수십년 다녔으면서 기본 프로그램도 다룰 줄 모르고’, ‘스마트폰으로 파일보내주면 못 열어보고’, ‘뭐든지 대면보고 하라’는 상사다. 이들에겐 오만가지 비난의 폭격이 쏟아진다.
최근 해외전문기관이 내놓는 미래 예측에 꼭 등장하는 표현 중 하나가 ‘디지털 문맹(Digital literacy)’이다. 디지털 문맹은 코딩이나 프로그램 언어를 다룰줄 아느냐를 의미하는게 아니다. 간단히 말해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일들을 얼마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느냐를 말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는 디지털 문맹율이 낮은 나라와 조직이 더 잘 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유야 구구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첨단 정보기술이 수백년 간 이어온 산업과 경제구조를 갈아 엎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이다. 사무실 몇 개인 호텔 중계 어플리케이션 회사(에어비앤비)가 전세계에 호텔 수백개를 가진 회사(힐튼)보다 기업가치가 더 커진 걸 이미 우린 몇해전에 목격했다.
이런 변화는 가속화 될 것이다. 모든 산업에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의 기술이 융합될 것이다. 의류회사에서 디자인 파일을 사서 집에서 옷을 프린팅하는 시대가 오고, 손님들의 행선지를 알아서 파악해 자동으로 노선을 설정하는 자율주행 버스의 시대가 곧 온다. 동네 빵집에서 케익을 만들때 조차도 기온과 습도ㆍ손님의 취향에 따라서 크림의 농도를 자동 조절하게 될 시대다.
개인적인 추측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기술이 바꿔놓을 근미래상’의 일부다. 많은 것이 사라지고 재편되겠지만,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나 조직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꼰대 부장에 대한 젊은 직원들의 비난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하는 게 아닌 가 싶다. 그들은 “상무나 부장도 엑셀 좀 잘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다가온다”고 입으로는 외치면서도 낡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관리자들에 대해 답답해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가올 변화의 시대를 ‘디지털 문맹’의 상사들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거부감이 크다. 미래에 대한 신뢰가 없는데 리더십이 생겨날리 없다.
그럼 이런 젊은 직원들을 앞에 두고 상사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정확한 답은 알 수 없다. 다만 전문가들이 하는 말을 살펴보면 몇가지 형태로 답을 가늠해 볼 수는 있다. 첫째, 모르면서 아는 체하지 마라. 둘째, 모르면 맡겨두고 관심갖지 말라. 셋째, 그것도 싫다면 공부해라.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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