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0조·임직원 50만명 초일류 삼성 경영 올스톱 이부회장 구속 충격의 삼성 재판받기전 범죄자 이미지 전문경영인중심 비상경영 체제
연매출 300조원, 시가총액 400조원, 브랜드가치 세계 7위, 전세계 임직원 50만명을 거느린 ‘글로벌기업’ 삼성이 멈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7일 새벽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실질적인 총수가 구속되면서 삼성은 창업 이후 79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됐다. 사상 초유의 총수 유고 사태 속에 삼성은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며 전문경영인 중심의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투자와 조직개편, 인사, 채용 등 주요한 경영활동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삼성의 대외 신인도와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적인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이다.
분초 단위로 변하는 글로벌시장에서 사정기관 수사에 발목잡힌 채 잃어버린 삼성의 리더십 공백사태가 향후 어떤 파장으로 나타날 지 우려된다. ▶관련기사 2.3.4.5.6면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17일 오전 5시 40분. 주요 외신들도 바삐 속보를 타전했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삼성 후계자 부패스캔들로 구속’, ‘한국 경제계 타격’ 등 제하 기사를 앞다퉈 보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그룹에 부도덕한 이미지가 한순간에 덧씌여진 순간이다. 재계는 삼성그룹이 부도덕한 기업이란 이미지가 덧칠되면서 힘겹게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와 글로벌 입지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매출 대부분이 해외시장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은 수십년동안 일본과 미국의 글로벌기업과 경쟁하면서 한국산 제품의 3류 이미지를 프리미엄 이미지로 바꾸는데 큰몫을 했다. 그런만큼 브랜드 명성을 쌓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려도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컨설팅기업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6년 글로벌 100대브랜드’ 평가에서 브랜드 가치가 전 세계 7번째, 국내 기업 1위를 기록했다. 폴크스바겐의 경우 인터브랜드의 2014년 평가에서 31위를 기록했지만 디젤게이트에 휘말리면서 브랜드 순위가 2015년 35위, 2016년 40위로 급락했다.
삼성도 이번 사태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삼성전자는 특검 수사를 한창 받던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 포럼이 발표하는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 명단에서 4년 만에 처음으로 빠졌다.
삼성의 시련은 경쟁자들에겐 좋은 빌미다. 삼성은 멈췄지만 글로벌 경제환경은 옥죄여오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한차례 홍역을 겪은 삼성전자의 해외 입지는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을 발표하고 3월말 전략폰 ‘갤럭시S8’을 출시할 예정이다. 주력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이 재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하지만 부도덕한 기업 이미지는 경쟁업체들에 어떤 방식으로 악용될지 모르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사태 당시에도 미국 주류언론의 혹독한 여론전에 난타당한바 있다.
기술적인 리더십도 타격받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전면에 나선 2014년 이후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을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삼성전자가 약 9조원을 베팅한 전장기업 하만 인수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내놓은 첫 작품이다. 당장 세계 1위 하만 인수에도 차질을 빚는 사태가 현실화됐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시장은 분초 단위로 변화하는데 특검 수사에 발목 잡혀서 삼성은 많은 시간을 잃어버렸다”며 “지금 당장 매출과 이익에서 손실보진 않겠지만 시간을 두고 여파가 심화될 것같다”고 토로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적용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FCPA는 미국 기업이 해외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회계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처벌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1977년 제정한 법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거나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하는 기업 또는 기업의 자회사가 적용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상장 기업은 아니지만 2008년 해외부패방지법 개정으로 법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FCPA 제재 대상으로 확정되면 과징금을 내야 하며, 미국 연방정부와의 사업이 금지되는 등 미국 내 공공 조달사업에서 퇴출당하게 된다.
권도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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