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이자 1740억 전액 지급 제재 경감 여부가 사장 연임 결정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자살보험금 미지급으로 김창수 사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진 삼성생명이 자살보험금 전액을 내놓기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제재 수위가 낮아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생명은 2일 오전 서초구 본사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미지급 자살보험금 전액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급 규모는 기존에 일부 지급 결정을 내린 400억원을 포함해 미지급 3337건, 1740억원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와 신뢰 회복 차원에서 보험금 지급을 결의했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지급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난달 23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결정한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에 대한 ‘임원 문책경고’ 조치에 변화가 있을 지에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 연임이 결정돼 이달 24일 주총에서 선임되는 절차를 앞두고 있지만, 문책성 경고가 주총 전에 확정되면 연임이 불가능하다.

이에 이미 제재심의가 끝난 상황에서 갑자기 전액 지급을 결정한 것은 사장의 연임 문제가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계열사별 경영체제를 맞게 된 가운데 김창수 사장이 연임하지 못할 경우 경영 공백 부담 우려가 크기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뒤늦게나마 지급을 결정한 삼성생명에 대해 금감원이나 금융위가 제재 수위를 낮출 것인가이다.

임원 제재는 진웅섭 금감원장의 전결사항이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와 상관 없이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다만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금감원장이 번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지난 2014년 KB금융 사태 때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주의적 경고’에서 ‘문책경고’로 더 높인 게 특이 사례로 꼽힐 정도다.

이에 따라 제재심의위원회가 올린 금감원 조치안이 그대로 금융위에 송부되면, 금융위가 심의를 거쳐 제재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감독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제재심의원회의 조치안이 그대로 금융위에 넘어가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경우여서 선례를 찾기 힘들다”면서 “다만 징계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소비자 보호가 우선이므로 (지급 여부를 반영해)공정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살보험금 미지급으로 중징계를 받은 삼성, 한화, 교보생명 가운데 현재 한화생명만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제재심이 열린 지난 23일 당일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전건 지급한다는 입장을 밝혀 임원 문책 경고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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