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마초이즘’ 성격이 짙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점점 더 짙어가면서 우리에 대한 압박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까지 이번달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에 주름살도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형환 장관이 오는 8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윌버 로스 신임 상무부 장관 등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양국 통상장관이 첫 만남으로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방미에서 주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모두에 이익을 가져줬다는 점을 피력하고, 대(對) 미국 통상·협력 채널을 조기에 구축할 방안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1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2017년 무역정책 의제’ 보고서를 통해서 세계무역 질서의 기본 틀인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하면 미국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WTO 규정에만 얽매이면 무역상대국의 불공정무역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능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기간에 도입한 최대 무역협정인 한미 FTA과 동시에 한국과의 무역에서 적자가 극적으로 증가했다”면서 “결과적으로 한국과의 무역에서 적자가 2배 이상 늘었으며, 이는 미국인들이 그 협정으로부터 기대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행정부가 한미 FTA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에 한미 FTA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우리 제품에 대한 예비관세를 부과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8일 한국산 인동(Phosphor Copper)에 8.43%의 반덤핑 관세 최종 판정을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나온 반덤핑 관세 최종판정인 가운데 애초 예비판정 결과인 3.79%의 두 배가 넘는 무거운 관세가 결정돼 업계의 충격이 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월과 2월 한국산 화학제품인 가소제(DOTP)와 합성고무(ESBR)에도 잇따라 예비관세를 부과, 최종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예상보다 무거운 관세 결정 등에 비춰볼 때 한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보호무역조치가 가볍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또한 미국의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도 현실화할 조짐이다. 연준은 오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제자금의 흐름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어 한국은행의 입지는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카드를 접고 금리인상 압력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가계부채 염려 탓에 기준금리를 연 1.25%로 8개월째 동결했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반덤핑 등의 수단을 통해 무역에서 압박을 한 적은 있어도 지금처럼 전방위적으로 가한 적은 없었다”면서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중국과 미국의 압박이 저절로 가라앉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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