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력 소비량은 1달러 당 497Wh(2011년 기준)로 OECD 평균(1달러 당 267Wh)보다 70% 이상 높다. 최근 5년간 전력 소비량 증가율 역시 미국(△1.9%), 독일(△2.7%), 일본(△4.6%) 등 주요 선진국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2012년 기준 누적증가율이 19%에 달했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전력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인 셈. 이에 따라 별도의 전원 없이 사람의 힘만으로 작동하는 이른바 ‘무(無) 전력 생활용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 중 무전력 생활용품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베스트오토’의 ‘베스트 좌변기 시트’다.

베스트시트는 일체의 외부 에너지 없이 오직 인체의 하중만을 이용해 적정량의 물을 변기에 자동으로 흘려보낸다. 변기를 사용한 시간으로 대ㆍ소변의 종류를 자동 구분, 변기로 흘러나오는 물의 양도 조절돼 25~50%가량의 절수 효과도 볼 수 있다.

이 시트는 사용자의 몸무게를 시트 속 장치가 레버에 전달,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변으로 판단해 많은 양의 물을 내리고 그 이전에 사용자가 일어나면 적은 양의 물을 내리는 식으로 작동한다. 최근 출시한 신제품은 물탱크가 없는 ‘후레쉬 밸브 타입’과 물탱크가 있는 ‘로탱크 타입’ 등 다양한 타입의 양변기에도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였다.

무전력 생활용품이 화장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방에서는 전기 없이 사용하는 ‘수동 믹서’가 인기다.

‘타파웨어브랜즈’<사진>가 출시한 ‘스무디 차퍼(Smooth Chopper)’가 그것. 제품에 장착된 줄을 잡아당기면 3개의 칼날이 15초 동안 288번 왕복하며 내용물을 잘게 다진다. 줄을 당기는 횟수에 따라 식재료를 원하는 크기로 다질 수도 있어 볶음밥, 양념장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편리하다. 전기 없이 작동하기 때문에 캠핑 등 야외활동을 할 때에도 좋다. 칼날 대신 휘스크를 끼우면 달걀 및 크림 반죽, 베이킹 반죽 등에 이용할 수도 있다.

해외에서는 전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세탁기도 출시됐다. 무전원 세탁기 ‘런더리POD’(The Laundry POD)은 샐러드 탈수기와 비슷한 구조다. 작은 플라스틱 통에 소량의 빨래와 물, 세제를 넣고 뚜껑을 닫은 후, 위에 달린 손잡이를 수차례 돌리면 된다. 헹굼도 마찬가지로 세탁물을 빼내고 깨끗한 물을 넣은 후 손잡이를 돌려주면 된다. 양말이나 속옷, 아이 옷 등 부피가 작은 의류 10벌 정도를 한 번에 세탁할 수 있다. 배수 호스가 있어 세탁후 물을 버리기도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