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장관 출신의 구여권 인사는 최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민주노동당이 국회에서 10석을 차지해 원내에 진출할 때만 해도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다 좌파의 허황된 얘기라고만 생각했다”며 “그런데 복지나 여성, 육아 분야에선 이미 정부 정책으로 실현된 것도 있고, 이번 대선 각 후보 진영의 공약으로 받아들여진 것도 많다”고 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진보정당이 원내에 첫 진출한 것이 바로 10석을 얻었던 2004년의 일이다. 해방 이후 ‘반공주의’와 군사독재 시대를 겪으면서 진보정당은 제도권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가 그때서야 비로소 ‘시민권’을 얻게 됐다. 통합진보당의 종북주의 논란과 해산 등 폐단도 컸지만, 한 전직 장관의 표현대로 진보정당의 제도권 도전은 한국정치의 또다른 실험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줬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유일한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또 한차례의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선 당시 진보정의당의 간판을 달고 나왔던 심 후보는 보수-진보 양자구도에 따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하며 중도 사퇴했다.
이번에도 정의당과 심 후보를 둘러싼 조건은 만만치 않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간 양강구도로 대선판도가 좁혀지면서 자칫 2012년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양자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양강구도가 굳어지면 범민주진보진영으로부터 중도사퇴에 대한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심 후보가 완주하더라도 정의당 지지자들조차 ‘사표심리’에 따라 전략적 투표를 선택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심 후보는 거듭 대선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집권, 현실적으로는 ‘두 자릿수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선 지난 2002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얻은 3.89%의 득표율이 진보정당 사상 최고였다. 한자릿수에 불과했지만,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이은 3위였다. 권영길 전 의원은 지난 2007년에도 같은 당으로 출마, 3.01%의 득표율을 올렸다. 그는 1997년엔 ‘국민승리21’ 간판으로 대선에 첫 도전에 1.19%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문ㆍ안 두 후보를 향해 “진정한 개혁을 할 수 없다”며 진보정당으로서의 선명성을 내세우고 있다. ‘친(親) 노동자 정부를 만들겠다’고도 포부를 밝히고 있다. ‘샤이 진보층’을 심 후보에 대한 지지층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하지만, 가장 최근인 지난 4~6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는 3%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정의당 지지율 4%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또 정의당 지지층 중 47%가 문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심 후보(32%)보다 오히려 많았다. 같은 조사에서 “앞으로도 같은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심 후보 지지층은 32%만이 “그렇다”고 했으며 68%는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완주. 그리고 진보정당 역대 대선 후보 중 최고 득표율. 더 나아가 두자릿수 득표율. 갈수록 불리해지는 경쟁 조건에서 심 후보와 정의당이 떠안은 진보 정치의 숙제다.
suk@heraldcorp.com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고3 딸 학원비 40만원만” 끝내 외면한 전처…자식 마저 버린 ‘나쁜 부모’와 싸우는 그들 [세상&플러스]](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29/news-p.v1.20260829.87d95bef732846b383020b75a70f53a5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