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정부 관계자를 만날 때면 난징을 ‘육조고도(六朝古都)’라며 자랑스러워하는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육조고도는 난징의 별칭으로, 동오(東吳), 동진(東晋), 남북조시대 송(宋), 제(齊), 양(梁), 진(陳) 등 6대 왕조의 수도였다는 뜻이다. 중국 왕조의 중심지였던 난징은 근현대 들어 화려한 역사가 무색할 정도로 치욕을 겪었다.
난징이 최근 힘차게 도약을 하고 있다. 난징은 올해 처음으로 ‘GDP 1조 위안’ 도시에 포함됐다. 2016년 난징시 GDP는 1조 50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기존 중국 내 GDP 1조 위안 도시는 10개 뿐이었지만, 최근 난징과 칭다오가 각각 11위, 12위로 이 그룹에 진입했다.
난징경제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국가적 지원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중국은 2014년 말부터 지역통합발전정책의 일환으로 창장(長江)경제벨트를 적극 추진 중이다. 창장경제벨트는 창장 유역 11개 성으로 구성된 경제권으로, 면적(205만 ㎢)은 전국의 21%에 불과하지만 경제규모는 전국의 45%에 달하는 중국 최대 경제권이다.
난징 소재 장베이(江北) 신구가 2015년 중국의 13번째 ‘국가 급 신구(國家級新區)’로 승격된 것도 영향이 크다. 국가 급 신구는 국가발전과 개혁개방 전략 추진을 위해 국무원이 비준하여 설립하는 특구로, 상하이 푸동신구가 1992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국가 급 신구이며, 2017년 4월 현재 중국 내 19개의 국가 급 신구가 운영 중 이다. 창장(長江)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여 장베이 신구로 명명된 이곳은, 창장 이남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었으나, 국가 급 신구로 지정되면서 일대일로와 창장경제벨트, 창장 삼각주 관련 발전정책을 추진하는 중점지역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난징시는 환경, 전자, 운송장비, 바이오, 첨단기술 산업 등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탄탄한 제조업 기반도 난징의 성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 난징의 석유화학, 전자, 자동차 산업 등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관련 산업의 대형 국유기업들이 밀집해 있고, BASF, GE, 혼다 등 굵직한 외자기업들도 진출해 있다. LG전자, LG화학, 금호석유화학,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 14개사를 포함해 230여개 한국기업들도 포진해 있다.
우수한 인적자원 또한 난징 경제성장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난징은 명청(明淸) 시기 중국 강남지역의 과거시험장이었고 다수의 장원 급제자가 배출된 바 있는 전통적인 교육도시이다. 베이징, 상하이에 이어 중국의 우수 대학과 연구기관이 세 번째로 많이 밀집하고 있어 매년 우수한 인재가 다수 배출되고 있다.
난징은 이러한 종합적 역량을 십분 활용하는 한편, IoT·첨단제조업·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선진 기술 도입을 통해서 새로운 발전역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요즘과 같이 한중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도 첨단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을 찾는 현지 기업의 러브콜은 여전한 것을 현장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난징시의 시화(市花)는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매화이다. 근현대사의 모진 시련을 딛고 중국 경제 중심으로 우뚝 서는 난징의 성장이 앞으로도 기대된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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