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도 유가족도 용기 내 3주기 기념식 참여 -희생자 가족들 편지 이어지자 분위기는 숙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참가자들도 입 모아

[헤럴드경제=유오상ㆍ박로명 기자] “성호야. 네가 없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에게 많은 일이 있었어. 무엇을 해도 무너지지 않는 벽을 마주하듯 힘들었는데, 너희를 기억하며 촛불을 든 사람들이 많아졌고 기적을 이뤘어.”

내일로 3주기를 맞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박성호 군의 누나 박보나(23ㆍ여) 씨가 떠나간 동생을 위해 쓴 편지를 읽어나가자 광화문광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박 씨는 담담하게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그는 “진실을 밝혀주겠다는 약속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라며 “우리 다시 만나면 영원히 함께하자.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강조했다.

박 씨는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2학년 5박 박성호 군의 큰 누나다. 참사 후 진실규명을 위해 누구보다도 애써왔다. 박 씨는 3주기를 맞아 동생에게 쓰는 편지로 아직 진상 규명은 끝나지 않았음을 참가자들에게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의 편지도 전해졌다. 김성묵 씨는 “하지만, 어디에도 구조의 손길은 없었고 그 기다림은 아직도 끝나고 있지 않다”며 “그날의 악몽과 고통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정신을 차리지 못 할정도로 약을 먹으며 버텼습니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그때의 충격으로 2년여 동안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하고 숨어 지내야만 했다. 부모님과의 대화조차 김 씨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세월호 3주기를 맞아 광화문 광장에 용기를 내고 나섰다.

김 씨는 “아직은 인양되었다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라며 “세월호 안에 희생자들의 꿈이 실려 있고 유가족들의 아픔이 실려 있으며 생존자들의 악몽과 고통이 실려 있다”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도 저녁까지 광화문광장에 남아 이들의 편지 낭독을 함께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이성호(28) 씨는 “약을 먹으며 버텨온 희생자 분의 고백을 들으니 3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충격과 고통이 다시 떠오르는 것 같다”며 “이제 3주기를 기점으로 진실규명과 관련자 처벌이 가속도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왔다는 이성만(41) 씨도 “10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바다에 갇혀 있어야만 했던 국민의 마음이 이제는 희망으로 가득 찼으면 하는 마음으로 광장에 나왔다”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광장에 나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