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D램 가격 상승폭 둔화” 한화證 “수요여전 상승여력 충분”

‘고점이다 vs 더 간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 종목인 SK하이닉스가 사상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고점논란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호조로 1위 삼성전자와 함께 코스피 사상최고치 경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하반기 업황이 현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코스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만5900원으로 장을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5일부터 지난 4일까지 최근 한 달간 9.60% 올라 삼성전자(8.17%)의 상승률을 소폭 상회했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지난 2일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4일 기준 SK하이닉스 시총은 40조6950억원이다.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SK하이닉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같은 기간 2359억원을 사들이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상위 첫 번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에 이어 이번 2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쟁점은 하반기 반도체 업황 전망이다. 하반기 업황을 보수적으로 전망하며 현 주가를 고점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PC 등 완제품 수요 부진으로 D램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며 “중국 스마트폰 등 완제품 수요 회복 없이는 메모리 수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아직 완제품 수요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가격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지난 10개월간의 메모리 가격 상승 영향으로 하반기 수요 둔화가 예상돼 당분간 강한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유 연구원은 최근 2주간 SK하이닉스 목표가를 제시한 21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목표주가(5만8000원)를 제시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D램 및 낸드메모리 공급 증가율이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이고 인텔이 올해 3D 낸드 메모리 양산과 CAPA 증설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상반기 SK하이닉스 실적을 끌어올린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하반기에는 완화돼 SK하이닉스 실적 역시 점차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고점 논란은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업황의 고점을 우려하고 있으나, 오히려 제한적인 공급량 증가 속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고 있어 타이트한 수급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자기자본이익률(ROE) 30.6% 등을 감안할 때 주가 상승여력은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낮은 PBR, 높은 ROE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고려할 때 고점 논란은 성급하다는 설명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D램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세가 3분기까지 이어지고 낸드플래시 ASP도 하반기 소폭 하락하는 것에 그칠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 변동에 민감해하지 말고 연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체력이 갖춰졌다는 데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조4676억원, 영업이익률 39%를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수기 영향으로 D램과 낸드메모리 모두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감소했으나,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돼 ASP가 급등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역시 실적 신기록을 써 연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무난히 가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