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막걸리를 좋아합니다. 틈나는대로 야당 정치인들과도 막걸리를 마셔 가며 소통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인 이낙연(사진ㆍ65) 전남지사가 10일 첫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이 후보자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새 정부에서 문 대통령의 첫 인사 카드 주인공이다. 인사 키워드는 ‘대탕평ㆍ통합형ㆍ화합형’.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이 후보자는 21년 언론인 출신 4선 의원에다 주요 당직을 거쳤다. 다섯 차례에 걸쳐 ‘당의 입’으로 발탁, ‘직업인이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과 두루 친하다. 또 압도적인 표차에도 과반에 못 미치는 득표율로 당선된 문 대통령으로선 자신에 대한 야당의 ‘정치적 동의’를 이 내정자 국회 인준을 통해 얻어내려는 의미가 엿보인다.

이 후보자는 2000년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고향인 함평·영광에서 출마한 후19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에 당선, 도백으로 도정을 이끌어왔다. 1995년 광역단체장 선거가 시작된 이래 현직 단체장이 총리로 발탁된 건 이 후보자가 처음이다.

이 후보자는 10일 문재인 대통령 측의 연락을 받고 광주 송정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서울 용산역으로 급히 올라가는 여정 내내 객실 밖에 위치한 보조좌석을 이용했다. 당초 이 후보자는 특실 좌석을 예매했지만, 밀려드는 전화로 혹시나 있을 객실내 승객들의 불편을 우려했던 것. 남다른 애정으로 최장 거리를 오가며 지역구를 보살펴 온 관록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 후보자는 해학과 기지가 뛰어나며 날카로운 분석력과 기획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로 출마하면서 당시 ‘100원 택시’ 등 이색 공약을 내걸어 주목받았다. 전남 316곳의 오지에 사는 주민들이 택시를 부르면 그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을 받고 택시를 운행한 뒤 차액을 지자체에서 받는다. 이 총리 후보자의 히트 상품인 ‘100원 택시’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되기도 했다.

또 이 후보자는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자리종합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일자리 창출에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른 시도보다 산업면에서 뒤처져 있지만 일자리 창출을 도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매진한 결과다. 문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이 후보자는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다 할 것으로 기대된다. 책임총리는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권과 각료해임 건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실질 권한을 갖는총리를 말한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이 언급될 때마다 책임총리제가 거론됐지만 번번이 실현된 경우는 찾기 어렵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더욱 그랬다. 그래서인지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기간 공약을 통해 책임총리를 구현하겠다는 입장을 유독 강조했다. 이 후보자가 명실상부한 ‘책임총리’로 어떻게 처신할지, 또 이를 위해 대통령과 ‘상하 관계’보다는 ‘동지적관계’를 여하이 해 나갈수 있을지에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