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관계가 악화일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후보 장 클로드 융커 지지를 두고 시작된 불화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융커가 차기 EU집행위원장이 되면 EU를 탈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고, 메르켈 총리는 캐머런이 협박을 하고 있다며 쏘아붙였다.
급기야 캐머런 총리가 메르켈 총리의 반대 진영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손을 잡자 양측의 감정은 폭발했다.
이제까지 EU를 나란히 이끌어 온 쌍두마차의 관계가 아예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은 아닌지 서방 언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EU통합에 회의적인 반 EU 지역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캐머런 총리의 영국 보수당이 주도하는 유럽의회 내 정파 보수개혁(ECR)그룹은 의원 표결을 통해 AfD 합류를 승인했다.
비밀투표에서 의원 19명 가운데 대부분이 찬성했다. 이로써 ECR은 AfD의 7석을 보태 모두 62석의 의석을 확보, 유럽의회 3위 정파로 올라섰다.
앞서 ECR은 영국 정계 일부 조언을 묵살하고, 지난주 덴마크 인민당, 핀란드의 ‘진짜 핀란드인’ 등 극우 정당도 껴안았다. FT는 이들 정당은 과거 유럽 정계에서 소수에 불과했지만 캐머런 총리는 “이제는 바뀌었으며, 이들이 대세가 되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캐머런 총리가 유럽의회 최대 정파인 유럽국민당그룹(EPP)에 반대해 연대를 조직한 것에 격노했다고 FT는 전했다.
ECR이 몸집을 불림으로써, 캐머런 총리는 메르켈 총리를 압박하고, 미국과의 자유무역 제한 등의 현안에서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유럽개혁센터의 찰스 그랜트는 FT에 “이번 투표(ECR 의원표결)는 캐머런 총리가 융커 후보를 공개적으로 반대해 이미 꽤 나빠진 영국과 독일 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스피겔지에 따르면 EU 인구 분포에서 독일과 영국은 16.2%, 12.7%로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이번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EU통합을 지지하는 인구는 영국을 포함해 54%다. 반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EU통합 반대 인구는 46%다.
만일 융커 후보가 EU집행위원장이 돼 영국이 실제 주민투표를 벌여 2017년에 EU 탈퇴를 실행하면 사실상 EU는 해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된다.
논란의 중심인 융커 후보는 EU집행위원장 선거에서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독일 스피겔에 따르면 융커 후보는 지난 9일 트위터에 “내가 차기 EU집행원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어느때보다 강하게 든다”는 글을 올렸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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