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경제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복지공약 이행을 위해 세금을 걷기보다는 복지공약 이행을 축소하는 ‘복지 구조조정’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증세가 필요한 경우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순으로 올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6일 헤럴드경제가 경제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정부가 복지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방안으로 복지 구조조정을 꼽은 응답자가 45%(9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부 재정지출 구조조정 35%(7명), 증세 10%(2명) 등의 순으로 답했다. 복합적 방안과 논의 후 사회적 합의 우선은 각각 5%(1명)씩 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지공약은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신설, 고교 무상교육, 대학생 반값 등록금, 연간 1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치매안심병원 설립, 어린이 진료비 본인부담비율 5% 인하, 육아휴직 확대, 국공립 보육·요양시설 확충, 진료비 100만원 상한제 도입, 청년구직촉진 수당 도입 등으로, 여기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을 보면 대선 공약에 필요한 재정은 5년간 총 178조원, 연평균 35조6000억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복지관련 지출은 24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소요액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 35조6000억원 중 22조4000억원을 방산비리·최순실·해외자원개발 관련 예산을 솎아내는 등 재정지출 개혁으로 마련하겠다고 돼 있는데 올해 정부예산에서 순재량지출이 141조5000억원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22조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재정이 ‘가뭄’을 넘어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복지재정 소요액과 조달방안이 명확하지 않아 세율 조정, 증세 로드맵 제시 등 추가재원 마련 계획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자칫 갈등이 빚어지거나 공약이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세가 필요할 경우 올려야할 세목으로 부가가치세 인상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45%(9명)가 부가세를 제1순위로 들었고, 소득세 20%(4명), 법인세 15%(3명), 부유세-종부세 신설 10%(2명), 소비세 등 기타 10%(2명) 등의 순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는 ‘규제 완화통한 기업투자 확대’가 응답자의 65%(13명)을 차지했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꼽은 응답도 20%(4명)이나 됐다. 이어 4차 산업혁명 등 신산업 육성은 10%(2명)이었다.

문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5년간 공공일자리 81만개와 관련, 공공일자리 확대를 일자리창출 방안으로 응답한 전문가는 단 한 명에 그쳤다. 여기다가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노동시간 단축과 청년고용할당제 확대, 고용창출 기업 지원 확대(정규직 2명 채용 중소기업이 1명 더 채용할 경우 추가 1명에 대해 3년간 연 2000만원 지원) 등의 일자리 창출방안에는 단 한명도 찬성하지 않았다. 취업교육 등 지원 강화를 꼽은 전문가 역시 한 사람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제시한 일자리 창출 방향과는 크게 엇갈리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일자리 창출 방안을 놓고 기업, 정부, 노사 등 경제주체 간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재정소요 추계도, 재원마련 방안도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공약을 지키기 위해 무턱대고 천문학적인 돈을 복지에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안다”며 “재정 상황을 감안해 복지공약 가운데 우선 순위를 정해 시행하고, 필요하다면 복지공약 후퇴도 검토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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