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세 번째 업무로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가동중단(셧다운)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미세먼지 감축에 적잖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공약 어디에서도 항만 미세먼지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2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가 발표한 ‘항만도시 미세먼지 대책 수립 시급’ 보고서에 따르면 항만도시의 대기오염은 위험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바닷바람이 부는 항만도시는 공기 질이 내륙보다 나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 함유된 대기오염 물질 ‘황산화물’이 경유에 포함된 것보다 3500배 가량 많기 때문이다. 크루즈 한 척이 배출하는 황산화물은 경유차 350만 대의 배출량과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부산항을 오가는 선박이 연간 2만3000척. 네이처지는 지난해 부산항을 싱가포르항, 중국항만 등과 함께 부산항을 세계 10대 초미세먼지 오염항만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 대책은 노후 발전소와 디젤 자동차 등에만 쏠려있다. 지난 2월 수도권대기환경청은 미세먼지 관리 대책을 위한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 밝혔지만, 선박 등 해양에서 기인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선 불과 300억만 배정했다. KMI 관계자는 “수도권대기환경청이 자동차 관리엔 전체 예산의 73.1%를 투입하는 반면, 선박에 대해선 3000여척에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부착하는 데 300억원만을 투입한다”고 말했다. 선박 연료유황 함량 규제, 선박 운항속도 자율 감속 등 다양한 정책을 적극 활용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실제 KMI에 따르면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초부터 핵심 항만 구역에서 황 함유 0.5% 이하의 연료유 규제를 시작했다. 배출통제구역을 도입해 2020년까지 통제구역에선 황산화물, 탄소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2015년 보다 각각 65%, 20% 줄이겠단 목표다.
“새 정부의 노후 발전소 폐기 및 화력발전소 재검토 등은 미세먼지 저감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지만, 선박으로 인한 대기오염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는 KMI 보고서의 지적이 합당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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