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정책대출 쏠림 심각 금융권 자체대출 사실상 중단 규제로 ’풍선효과‘ 경로도 차단 ’대출 절벽‘ 서민, 나랏돈 의존
금융당국이 총액규제로 금융권 가계여신 확대는 통제했지만 결국 가계대출 시장의 위험이 고스란히 정부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 감소분을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 정책 모기지 대출이 메우면서 예상만큼 대출총액 증가추세는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결국 가계대출 문제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국책은행들이 부실기업 채권을 거의 다 떠안았던 문제점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1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총 16조8250억원으로, 이중 정책모기지 대출은 5조1409억원이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 중 30.6%가 정책 모기지였던 셈이다.
은행권만 놓고 보면, 쏠림은 더 하다. 한은이 집계한 은행권 1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1조1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집계한 15개 은행의 신규 적격대출 판매액은 3조3641억원이었다. 이미 계약이 체결된 집단대출 등을 제외하면 은행들의 신규대출은 거의 모두 적격대출이었던 셈이다.
가계대출에서 정책모기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확대되기 시작했다. 은행권의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시행됐던 지난해 1분기에 21.7%로 깜짝 급등을 했다가 2분기 3.32%로 떨어졌다.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지 않은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단계적으로 2금융권에도 가이드라인이 적용되자 3분기 9.5%, 4분기 15.2%로 상승세를 보였고, 올해 1분기에는 30%를 돌파했다.
이처럼 정책 모기지가 신규 대출 시장을 좌우하면서 대출 시장의 주도권이 정부에게 넘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즉 주금공으로부터 적격대출 한도를 받지 못하면 사실상 가계대출을 하기 힘든 구조가 된 것이다. 특히 내달부터 상호금융까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제도권 금융기관이 모두 정부 규제를 받게 돼 ‘풍선 효과’도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대출 절벽’을 맞게 된 서민들은 지금보다 더 정책 모기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일부 은행에서는 적격대출 한도가 소진되면 사실상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올 하반기에는 금융당국의 정책 모기지 공급량에 따라 가계대출 추이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최근 사잇돌 대출이나 서민대상 정책상품에 대한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정책 발표를 한 바 있다. 하지만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 정책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지난해 발표한 한도를 유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까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정책 금융상품 외에 신규 가계대출을 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정부가 올 하반기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견지하고 모기지 공급을 줄이면 대출 절벽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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