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총 우려 표명…文대통령까지 나서 전방위 압박 - 인건비부담→수익성 악화→고용감축 악순환 - 4차산업혁명시대 ‘비정규직=나쁜 고용’ 편견 깨야 LH는 29일 비정규직과 파견·용역 직원에 대한 ‘정규직 전환 TF(태스크포스)팀’을 발족했다. 전환가능한 인원은 최대 1000명.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사를 방문해 “연내 1만명 정규직화” 약속을 받아낸 이후, 각 부처와 산하 공기업·기관들이 총대를 매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나서고 있다. KEB하나· IBK기업·NH농협 등 은행권은 변호사 등 고임금 전문계약직을 제외하고 ‘비정규직 제로(0)’를 구현, 민간 확산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새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강드라이브에 재계가 우려를 표명하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영배 부회장이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경총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유감을 표명하고 이어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경총 주장과 한국의 현실은 다르다”며 “재벌이 먼저 반성하라”고 반박하면서다.
비정규직 제로화는 풀어야 할 사회적 과제지만 짜임새있게 전략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계가 신중한 접근을 바라는 것은, 임직원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 인건비 부담에다 경직된 인력 운용으로 기업경쟁력이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되고 결국 고용악화를 부르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3·4면 우선 정부는 비정규직에 대한 기준이 애매해 정책추진에서 불확실성을 높이는 만큼 정비에 나서야 한다. 재계는 무기계약직이나 파견·도급·하청 업체에 고용된 직원을 정규직으로 분류하지만 노동계에선 이들을 사실상 비정규직으로 본다. 그러다보니 노동계는 근로자 절반 이상(53.4%)이라고 주장하고, 재계는 3분의 1 이하(32.8%)로 보고 있다. 2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재계는 노동계에서 주장하는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 인건비가 과도하게 상승, 기업경쟁력·효율이 낮아진다고 우려한다. 특히, 자동차·조선·철강업종에서는 정부정책이 무기계약직과 하도급을 모두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가능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 업종에선 다수 협력사와 외주사 계약이 관례화돼 있어 본사 정규직으로 돌리기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경총 관계자는 “상용 정규직 근로자가 아니면 비정규직이라는 자의적 잣대는 문제가 있다”며 “현황 파악을 위해선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의 4차산업 혁명으로 일자리의 유연화가 필요한데 단순히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이분법적인 구도로 양단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등 자발적인 비정규직도 많고, 유연근무제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유럽에서는 미니잡이나 미드잡처럼 다양한 형태의 근로가 존재한다. 무조건 비정규직이라고 없애야 하고 없애야 할 질 나쁜 일자리로 몰아서도 안된다.
재계 관계자는 “일단 기업에 정규직 전환을 무조건 강제하기보다 공공부문부터 앞장서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무리한 정규직 전환 부담은 전체 고용규모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세밀하게 해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소통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시 “경총이나 경제계,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무리한 정규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결코 가벼이 할 일이 아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보다 정교한 기준을 마련해 정책을 추진하고, 궁극적으로는 정규직 대 비정규직 이분법적인 구호보다는 성과에 따른 차등 연봉을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비정규직비율보다 비정규직의 ’질‘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이 100만원 벌때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7만원을 벌었다. 건강보험·고용보험 등 4대보험 가입률도 비정규직(56~72%)이 정규직(98%)보다 크게 낮다.
김대우 기자/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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