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서형 인턴기자]지난 25일 한 무리의 여성들이 마포구 홍대입구역 광장에 모여 낙태 전면 합법화 시위를 진행했다.

광장에는 40여 명의 여성이 모여 검은색 옷을 맞춰 입고 ‘나는 국가가 소유한 자궁이 아니다’,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 등이 써진 피켓을 들어 보였다. 또한 이들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라”, “내 자궁은 내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해당 집회를 진행한 ‘비웨이브(BWAVE)’는 지난해 10월부터 임신중단 합법화를 위한 시위를 벌여왔다. 이들은 자신들이 특성 여성 단체가 아닌 여성의 권리를 위하는 일반 시민이 모여 활동하기에 진정성을 더한다고 전한다.

이날 시위에서 비웨이브는 형법 제269조 1항, 2항과 제270조 1항 등의 폐지를 요구했다.

형법 제269조 제1항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형법 제269조 제2항은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제270조 제1항은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되어있다.

여러 차례 시위를 이어온 비웨이브는 이번 집회를 특히 ‘새 정부에 바란다’라는 제목으로 열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에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칭할 만큼 여성 인권에 관심을 나타내어 표심을 자극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낙태 문제에 있어서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낙태죄 전면 폐지에 대체로 동의한 후보는 정의당의 심상정과 바른정당의 유승민뿐이었다.

이에 비웨이브는 “지난 대선에서 낙태는 중요 논제로 여겨지지 않았다”라며 “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하며 당선된 이상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존중하고 더 이상 여성의 몸을 애 낳는 기계로 보지 말아달라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2년 열린 헌법소원심판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형법조항은 4대 4라는 첨예한 대립 끝에 합헌 판결이 났다. 이후 지난해 9월에는 정부가 임신중절수술을 하는 의료인의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 입법예고안을 공포해 많은 이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은 ”정부가 임신중단에 적극적인 규제를 할수록 임신중절 수술을 거부하는 전문 의사들이 늘고 있다“라며 이어 ”음지에서의 시술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여성에게 큰 위험이 뒤따른다“고 주장한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전 세계에서 1년에 2200만 건의 안전하지 않은 인공임신중절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매년 4만 7000명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