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북한 테러지원국 법안’ 통과시켰지만 지정 안돼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미국이 ‘불량국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9년째 제외시켰다. 미 국무부는 기존에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랐던 이란, 수단, 시리아 등 3개국만 테러지원국으로 유지했다. 특히 이란에 대해선 “최악의 테러지원국”이라고 오명을 안겼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2016 테러국가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으로 이듬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지만, 2008년 미북 간 핵 검증 합의에 따라 명단에서 삭제됐다.
미 하원이 지난 4월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을 통과시켜 북한의 포함 여부가 관심을 끌었지만 결국 9년 연속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됐다. 하원은 지난 1월 발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씨 암살 사건 등 여러 이유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다만 보고서는 국가별 현황에서 북한에 대해 “북한은 돈세탁 방지ㆍ테러재정지원 대응 체제를 강화하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며 “2016년 6월 미 재무부는 북한을 주요한 돈세탁 우려 구역으로 발표했다”고 적었다. 김정남 씨 암살 사건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 정가와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적절한 시기를 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미국이 북한을 ‘불랑국가’로 취급하고 있고,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다양한 제재를 받고 있어 테러지원국 지정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공식적으로 ‘테러리스트’로 규정된다면 상징적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국무부는 올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된 이란, 수단, 시리아 가운데 1984년부터 오명을 이어온 이란에 대해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들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위협할 능력을 유지하고 있어 최악의 테러지원 국가로 남겨놓는다”고 기술했다.
보고서 발표 전날에도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테러지원 활동과 관련해 개인과 단체 18명을 새롭게 제재하는 등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렸다. 미국은 다음 달 대(對)이란 정책 검토를 마치고 새 제재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률에 따르면 테러지원국이란 국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지원하는 나라를 뜻한다. 미국은 매년 6월 전후 발표하는 연례 테러국가 보고서를 지정하거나, 시기와 상관 없이 국무부 장관의 결정에 따른 관보를 게재해 테러지원국을 지정해왔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무기수출 금지는 물론 특혜 관세제도 적용 금지, 대외원조 및 수출입은행의 보증 금지 등 고강도 제재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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