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ㆍ수익성에만 공급 집중 최종구 “생산적 금융”과 배치 은행 사상최대 이익 ‘그림자’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은행권이 가계대출과 국채, 해외자산투자 등을 늘리면서 기업신용은 둔화했다. 기업 신용을 통해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하는 금융의 역할이 약화됐다.
최종구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부채 확대로 단기적인 호황을 유도하는 ‘소비적 금융’은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보다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하여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확대에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한 발언과는 반대되는 추세다.
2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최근 금융기관의 자금운용행태와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자금운용 다변화 과정에서 기업신용 증가세가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과 유가증권 등을 포함한 기업신용은 2015년 말엔 전년동기대비 5.6%가 상승했으나 2016년 말엔 4.6%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4.2%로 더욱 둔화됐다. 기업대출의 총량은 가계대출에 비해 지난 2008년 1.33배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1.08배에 이르렀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여신 중 가계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기업은 점점 낮아져 두 부문의 대출이 비슷한 수준에까지 도달한 것이다.
이같은 기업신용의 증가세 둔화는 IT업종의 수출이 호조를 띠면서 국내로 자금이 공급돼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지만, 은행이 기업에 대한 여신을 줄인 탓이 크다. 금융기관이 해운, 조선, 철강 등 업종경기가 악화된 기업에 대해 여신심사를 강화하면서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했고, 강화된 국제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3를 도입하면서 리스크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치가 높은 저신용등급 기업의 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부터 경기회복 추세가 완연하지만 기업신용이 상승하는 대신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3년 만기 회사채금리와 국고채금리 차이)가 상승한 것은 금융기관들의 보수적 자금운용 행태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유승선 경제분석관은 “금융시장 유동성이 보다 원활하게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기업신용 확대를 통한 통화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한다”고 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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