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양극화 극복 ‘가시밭길’ 노동시장에 막 진입한 청년층과 퇴장하는 고령층에서 비정규직화가 심화하고 있다. 일자리가 절실한 청년층과 고생한 고령층 위주로 상대적으로 ‘질이 나쁜’ 비정규직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일 한국노동연구원의 ‘2016년 비정규직 노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중은 32.8%로 2003년 8월(32.6%)보다 0.2%포인트 늘었다. 2013년 8월 이후 비정규직 비중은 32%대에 머물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비정규직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막 사회에 진입하는 20대 초반, 재취업으로 내몰리는 60대 후반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비정규직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기준 15∼24세 남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중은 52.5%로 조사됐다. 이는 2003년 8월보다 6.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노동시장에서 상대적 약자로 분류되는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도 비정규직 비중은 70.6%로 조사돼 13년 전보다 7%포인트 늘었다. 반면 20대와 65세 이상을 제외한 나머지 남성 근로자의 연령대에서 비정규직 비중은 최대 11.7%포인트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청년층과 노년층의 비정규직 비중 증가는 여성 임금 근로자에서도 확인됐다. 여성 임금근로자 중 13년 전보다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진 연령대는 15∼24세(10.7%포인트 상승), 65세 이상(2.4%포인트 상승)뿐이었다
특히 청년일자리의 비정규직화는 청년고용절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년실업률은 올해 4월 11.2%로 98년 외환위기(11.8%)이후 최고를 찍었고 체감실업률은 24%로 청년 4명 가운데 1명이 실업자인 상황이다. 잡코리아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57.7%가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비정규직 취업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은 ‘정규직 전환 가능성’(35.1%)이었다.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다보니 비정규직에라도 취업하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은 1998년 IMF 외환위기때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가 합법화하면서 급증했다. 정규직에 비해 고용조건, 임금, 복지 등에서 턱없이 열악한 비정규직이 급증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시적인 필요 때문에 비정규직을 쓴다면 국가가 규제할 이유가 없지만 문제는 비정규직의 필요성이 과장되고 남용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대별되는 노동시장과 양극화 극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문숙 기자/oskymoon@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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