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14대 그룹 참석 예정 -최저임금 인상 두고…文, 기업에 협조 요청할 듯 -일각 “규제 강화 불변…들으러 가는 자리 아니겠나”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를 앞두고 유통업계는 해당 자리에서 어떤 내용이 오갈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복합쇼핑몰 규제 등의 난제를 두고 각 그룹 총수들이 내놓을 건의사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과 14대 그룹 간담회는 오는 27~28일 이틀간 진행된다. 간담회는 일자리 창출 및 상생에 대한 협력을 주제로 개최될 전망이다. 이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7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재까지 28일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신 회장은 재판 날짜와 간담회 일정이 겹쳐 참석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간담회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신 회장은 재판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신 회장이 불참할 경우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이 대신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의는 참가 대상 그룹들의 자산 순위를 기준으로 홀수와 짝수로 구분, 참여 날짜를 정한 바 있다. 27일에는 그룹별 자산 순위 2, 4, 6위 등 짝수 기업과 오뚜기가, 28일엔 1, 3, 5위 등 자산 순위 홀수 기업이 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어떤 대화를 나눌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5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유통업계에서 인건비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유통사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 지출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실제 하나금융투자증권의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영향 분석’ 보고서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정상화된 1개 점포 기준 백화점은 4%, 대형마트 16%, 기업형슈퍼(SSM)는 17%까지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시급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통령인 만큼 최저임금 이슈는 기업인과의 대화 자리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대통령이 대승적인 협조를 요구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규모 유통시설에 대한 규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19일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복합쇼핑몰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영업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입지 제한, 오전 0시∼10시 영업시간 제한, 매월 공휴일 중 2일 의무 휴무일 지정 등이 포함됐다. 이에 롯데몰과 스타필드, 현대시티몰 등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로선 매출하락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한편 해당 자리를 둘러싸고 일방적인 시간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미 최저 임금 상승과 복합쇼핑몰 규제 등에 대해 ‘규제 강화’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있는 상황에서 그룹 총수들이 적극적으로 기업 측의 입장 전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총수들이 청와대를 가면 ‘대화’보단 ‘들으러 가는 자리’라는 얘기가 많다”며 “그만큼 정권 출범 초기이니 정부의 시장 정책에 대해 잘 협조해달라는 당부의 얘기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한 자리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