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된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됐다. 김 신임 통상교섭본부장은 참여정부 시절 민간 출신 첫 통상교섭본부장에 발탁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끈 주인공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FTA 가정교사’라고 불릴 정도로 국제통상 현안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협상 과정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김 교섭본부장은 1995년 외무부 통상고문 변호사로 공직에 입문한 후 2004년 당시 45세 나이에 장관급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2007년까지 3년간 45개 국가 및 지역과의 FTA 협상을 진두진휘했다.
통삽교섭본부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외교부에 장관급 기구로 설치됐지만 2013년 통상기능이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되면서 차관보가 이끄는 실ㆍ국 단위로 축소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기간동안 통상교섭본부의 외교부 복귀를 언급했지만 한ㆍ미 FTA 재협상 가능성 등 통상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조직을 흔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힘을 받아 산업부에 그대로 남았다. 대신 조직의 급은 차관급이지만 새 정부조직법상 대외적으로는 통상부문 ‘장관(minister)’ 지위를 갖는다.
특히 김 교섭본부장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통상 환경이 더 거칠고 어려워진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통상전반을 진두지휘할 책무를 안았다. 당장 우리 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통상현안인 미국의 한미 FTA 개정 요구에 응해야 한다. 청와대 입장에선 전략상 지피지기(知彼知己) 전략을 택한 셈이다. 현재 미국은 한미 FTA 개정 요구 외에도 한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와 세이프가드 조사 등 무역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강도 높은 ‘사드 경제보복’을 계속하고 있다.
아마도 김 교섭본부장의 첫번째 시험대는 한미 FTA 공동위원회가 될 전망이다. 협정문은 통상교섭본부장이 공동위원회 공동의장을 맡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의 인선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김 교섭본부장이 이번 인선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우리 통상 분야 국익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WTO 상소기구는 WTO 분쟁의 최종심(2심)을 담당하는 심판기구다. 이 기구 내 위원 7명은 WTO 분쟁에서 최고 판단자 역할을 한다. 당시 김 본부장은 선출 절차에서 일본, 호주, 대만, 네팔 등의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임됐지만 ‘알짜위원’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김 본부장이 한미FTA 협상을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체결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있다. 김병연 전 노르웨이 대사(전 헤럴드경제ㆍ코리아헤럴드 회장)의 아들인 신임 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 체결을 직접 이끈 것은 물론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통상협상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대미 협상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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