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전국의 30% 차지 40만명 대출한도 축소 영향

집값상승 기대감 안꺾이면 가계대출 오히려 더 늘수도 정부의 ‘주택안정화 방안’(8ㆍ2 부동산대책)으로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올 하반기 4조원정도의 감소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이하 ‘투기지역’)로 지정된 서울 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이 전국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 투기지역 내 신규 대출 예상자의 80%가량인 약 9만명이 강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값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이지 않으면 차주별 대출 한도가 줄어들더라도 자금수요는 늘 수 있어 가계대출 전체 규모는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일단 8ㆍ2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대출 규제는 광범위하고 강력하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LTVㆍDTI가 일괄적으로 40%에 묶이는 서울 25개구가 전국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5%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69조8384억원이었다.

금융위원회가 국민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역을 포함해 경기 과천시, 세종시 등 투기지역 내 하반기 예상 신규 대출자의 81%인 8만9000만명이 대출한도 축소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대출 가능 금액이 1인당 평균 1억6000만 원에서 1억1000만 원으로 31% 가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의 증가규모는 40조3000억원인데, 이번 조치로 4조원 이상의 상쇄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도 단기적으로는 LTVㆍDTI 강화로 가계 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일치된 견해를 보였으나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달았다. 대출 규제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꺾지 못할 가능성이 커 자금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출이 줄어들어도 보유 자금이 많아진 은행이 예금과 대출금리간 격차를 더 벌려금융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신한은행 부동산 투자자문센터 관계자는 “이번 조치의 규제 강도가 예상보다 세 부동산 시장에서 단기적으로는 거래 실종이나 가격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쎄’”라며 “공급대책 없는 이번 부동산 규제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집값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이번 부동산 대출 규제로 대출 가능액이 줄어들면서 올 하반기 대출 증가분이 축소될 수 있다”면서도 “이번 규제 대상인 다주택자들이 얼마나 은행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지 모르는 상황이고, 시장에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이지 않으면 가계대출은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기존 보유 자금이나 전세 보증금을 활용해 부동산 매매를 하는 다주택자들의 규모와 영향력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 창구 규제만으로는 집값 안정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국민은행 부동산금융 담당자는 “대출이 줄어들면 은행들은 예금을 굴릴 데가 없어지고 시중 자금 수요는 많아져 예금과 대출금리간 갭이 오히려 더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중은행은 높은 주택담보대출 성장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대출을 축소하고 이미 계약된 집단대출 중심으로 영업해왔다”며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성장 둔화 우려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으로서는 오히려 대출공급 축소로 인해 마진 관리가 용이해진다”며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형석ㆍ신소연 기자/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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