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보복ㆍ통상임금ㆍ파업 3겹 악재 - 생산위축 불가피 인도ㆍ멕시코 사이 샌드위치 - 완성차 감소는 협력업체 주문량 감소로 연쇄위기 - 통상임금 여파 현대차 등에도 후폭풍…생산 장기변수 [헤럴드경제=정태일ㆍ박혜림 기자]대내외적으로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판매급감만이 아니라 파업 등 노사문제와 통상임금 등 재정부담까지 세가지 악재가 동시에 터지면서 10년 주기로 돌아오는 ‘자동차산업 풍파’가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환경이 크게 위축돼 글로벌 5위권 재진입은 물론 6위 자리마저 위태로워 60년 이상 공들여 구축한 자동차 강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생산 발목잡는 악재 동시다발= 올 상반기 한국 자동차 산업에 직격탄이 된 것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이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현대ㆍ기아차의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줄면서 지난 상반기에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6%, 기아차 영업이익은 44% 이상 급감했다. 악화된 실적은 국내 생산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전체 생산량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중국 다음 시장인 미국에서도 올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7%, 10% 감소했고 현지 재고증가로 미국으로의 수출물량 또한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부분파업을 선언했다. 여기에 기아차가 통상임금에 패소해 3조원대의 막대한 비용부담을 안게 되면 향후 생산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완성차의 생산 위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에 대한 주문량 감소로 연결될 수 있어 연쇄 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인도ㆍ멕시코 늘 때 한국만 감소= 한국 자동차산업은 후발 국가들에 치이는 상황까지 놓였다. 이미 인도에 5위 자리를 빼앗긴 가운데 멕시코에 턱밑까지 추격당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인도는 197만대 이상 생산한 반면 한국은 177만대 수준에 그쳐 20만대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7위 멕시코와는 불과 14만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한국은 6위 자리에서 인도와 멕시코 중간에 끼여있는 형국이다.
특히 인도와 멕시코 모두 5월까지 전년보다 생산량을 늘렸지만 한국만 같은 기간 줄어 인도와는 격차가 더 벌어졌고, 멕시코에는 더 쫓기게 됐다.
국내 자동차 생산의 80% 가까이 차지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 상반기 생산량은 각각 전년보다 0.7%, 3.5%씩 줄었다. 현대ㆍ기아차의 하반기 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규모는 감소국면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통상임금 車산업 장기변수 우려= 통상임금 소송은 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차 등에도 걸쳐 있어 자동차 생산에 장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재계 및 법조계에선 이번 통상임금 판결이 현재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다른 기업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영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은 “기아차 판결은 다른 기업에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대법원은 1, 2심 판결을 고려해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기아차 판결 내용에 따라 노조를 상대로 1, 2심에서 승소한 현대차도 3심에선 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재판부의 신의성실원칙 수용 여부다. 신의칙이 인정되면 패소하더라도 추가 수당 청구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확대 청구로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위기가 발생한다면 신의칙에 위반되기 때문에 이번에도 신의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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