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납품업체 공급거부-가동중단 반복 언론 악의적 보도 가세 판매 급감 추세 현대ㆍ기아차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에 의해 중국에서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국내에 사드가 추가로 배치되면서 보복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납품업체들의 공급 중단으로 중국 현지 공장이 멈추는 일이 반복되는데다, 중국 현지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까지 가세하면서 현대ㆍ기아차가 중국에서 보복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집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7월 중국에서 현대차 5만15대, 기아차 2만2대 등 모두 7만17대의 차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1만1021대)보다 37%나 줄어든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해 현대차의 7월 판매량이 7만16대에서 5만15대로 28.6% 감소했고, 기아차는 4만1500대에서 2만2대로 51.22% 급감했다. 앞서 월별 판매량이 최대 60% 이상 줄던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국내 사드배치 이후 반한 정서가 중국 내 확산되면서 현대ㆍ기아차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중국 법인 측 고위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은 한번 특정한 심리가 발동하면 여기에 이끌려 한쪽으로만 몰리는 경향을 보이는데 지금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배척심리가 너무 팽배하다”며 “현지에서는 사드보복이 작용하고 있는 것을 더욱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 차이나데일리도 지난 4일자 ‘현대가 중국시장에서 수렁에 빠졌다’란 기사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후 중국 소비자 반발(consumer backlash)로 현대차 판매 감소폭이 더 가팔라졌다”며 현대ㆍ기아차가 중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로 분석했다.

중국 현지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도 터져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는 “베이징자동차가 부품 공급과 관련한 현대차의 탐욕과 오만(greed and arrogance)에 지쳤다”며 “합자 관계가 끊기는 위험이 있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소식통을 인용보도했다. 하지만 베이징자동차 입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해 현대차에 악의성이 다분하다.

현대ㆍ기아차의 중국 라인업 구성도 판매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에서 올해 7월 누적으로 다른 차종은 모두 감소한 반면 SUV는 521만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현대차 중국 모델은 총 17종이지만 SUV는 단 4종에 그친다. 기아차도 SUV 모델이 5개다.

중국 현지 업체들이 급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것도 현대ㆍ기아차에 압박이 되고 있다. 길리와 그레이트월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대결하기 위한 고급 모델을 잇따라 준비하고 있다.

그레이트월은 이미 2개 모델을 선보여 주목받았고, 길리도 자사가 보유한 프리미엄 브랜드 볼보를 바탕으로 연말 자체 프리미엄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리 슈푸 길리 회장은 “품질 면에서 한국을 뛰어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버금가는 정도로 올라왔고, 1~2년 안에 일본 브랜드까지 따라잡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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