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벨3까진 운전자, 레벨4부터는 제조사가 책임”
- 독일은 책임 대부분 운전자에게…각국 사정 달라
- 이승준 교수, 대검 논문집서 밝혀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자율주행중 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할까?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를 앞두고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의문이자, 법적ㆍ제도적으로 대비해야할 부분이다.
이는 비단 자동차 주행에만 한정되진 않겠지만, 차 사고는 곧바로 인적ㆍ물적 피해로 이어지는데다 자율주행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어 보다 앞선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율주행 사고의 핵심은 운전자가 운전의 주체가 되느냐, 아니면 단지 승객이 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승준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대검계간 논문집 ‘형사법의 신동향’ 9월호에 실린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관련 법상 운전자 개념 수정과 책임에 관한 시론’에서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자율주행 수준에 따른 운전자의 형사책임 여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레벨 0∼5까지 총 6단계로 구분한다. 레벨 0은 인간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전통적 주행, 레벨 5는 모든 상황에서 인간이 일절 개입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이다. 테슬라의 부분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 등 현존 기술은 레벨 2 수준으로 사고 시 운전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법적인 모호성이 생기는 지점은 바로 레벨 3과 4라는 것이다.
레벨 3은 운전자가 주변 상황을 계속 주시하지 않아도 되지만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항상 운전대를 잡을 준비를 해야 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다. 레벨 4는 ‘고도의자율주행’ 단계로 고속도로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상황에서는 레벨 5처럼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이 교수는 ”레벨 3은 비상 상황 시 운전자의 개입 의무가 있으므로 자율주행 중 사고가 일어나면 주의의무를 위반한 책임이 인정돼야 한다“며 운전자가 사고와 관련한 형사책임의 주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달리 레벨 4는 시스템이 차량을 제어·지배하고 탑승자는 승객에 불과하다”며 “자율주행모드 상태의 레벨 4와 레벨 5는 원칙적으로 제조업자의 안전운행 책임을 (개정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레벨 4처럼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자율주행의 안전 책임을 제조업자에게 묻고, 자율주행차 운전자에게는 별도의 면허를 취득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반면 독일은 자율주행 수준과 상관없이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의 대부분을 운전자가 지도록 법이 개정됐다. 이는 자동차산업이 발달한 독일의 정치·산업적 고려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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