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개정협상 진행키로 합의, 자동차 피해 우려 -美 국제무역위원회, 삼성ㆍLG전자 세탁기로 피해 판정 -북핵 둘러싼 미북 말폭탄 위험 수위…기업 리스크 확대 -추석 끝나자마자 국정감사…무분별한 증인 채택 지양해야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역대 최장 추석 연휴를 보내는 동안 기업 경영환경의 불투명성이 커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북핵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위협 수위도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압력은 철강에 이어 자동차, 전자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 역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추석 연휴 동안 국내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파급이 예상되는 ‘한미 FTA 개정협상’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은 워싱턴 D.C.에서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개정협상 절차를 밟기로 했다. 산업부는 “양측은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FTA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국장급 실무 협의를 통해 일정 등에 대해 보완 협상을 진행하고, 내년 초부터는 본격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한미 FTA 5주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FTA 발효 이후 5년간 승용차 수출은 12.4%, 자동차부품 수출은 6.1% 증가했다. 때문에 개정 협상을 통해 주요 대미 수출 산업들의 관세율이 현행 대비 높아진다면, 향후 기업들의 수출액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개정협상 합의와 동시에 미국의 통상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도 악재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전자, LG전자를 겨냥해 낸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결과, 만장일치로 자국 세탁기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했다.
미 ITC는 이달 내 공청회와 내달에 투표를 거쳐 관세부과나 수입량 제한 등의 구제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일환으로 긴급 수입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가 본격적으로 발동될 경우 양사는 연간 1조원이 넘는 수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미 FTA 개정협상에 이은 미국의 통상압력은 아메리칸 퍼스트(미국 최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철강에 이어 자동차, 전자 등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내달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한중일 방문 일정에 앞서 미국의 통상압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을 둘러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 사이의 ‘말폭탄’ 역시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폭풍 전 고요’라는 표현을 써가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 놓기도 했으며, 7일에는 전임 미국 대통령들의 대화를 통한 북핵 대응을 비판하면서 “유감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군사적 긴장을 다시금 높였다.
추석 연휴 동안 국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과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이미 어느정도 예상됐던 부분이기는 하지만, 한미FTA 개정협상 등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분위기”라며, “추석 이후 경영 환경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북핵을 둘러싼 기업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내 한 안보 전문가는 “위협으로 위험을 피하는 것은 안보의 기본 원칙”이라며, “전쟁 가능성에 따른 우려는 지속되겠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당장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는 점도 국내 환경 역시 재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재벌 개혁을 외치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국감이라는 점에서 사상 최대 규모 기업인 증인 출석이 예상되는 가운데 무분별한 증인 채택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감 증인 채택이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꼭 필요한 증인만 채택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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