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나래 기자] 거래소 이사장 추가 공모의 유력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정치권 개입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과거 낙하산 인사로 곤혹을 치룬 이사장 인사가 이번에도 정치권에 휘둘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8일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등이 이사장 후보로 지원했다고 추가 공개했다.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급작스럽게 지원을 철회한 후 결과적으로 전체 지원자는 12명이 됐다.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원설에 대해 거래소 측은 선을 긋는 모양새다.

금투업계에서는 정지원 사장과 김성진 전 청장의 2파전 구도로 정 사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정지원 사장은 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김성진 전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선거캠프에서 경제공약 마련에 참여한바 있다.

국회 및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거래소 이사장 추가 공모를 두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적 안배 차원이 실질적으로 컸다는 분석이다. 전북 지역 시민사회에서 오랜 활동을 해왔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유력후보로 떠오른 김성주 전 의원과 부산 출신의 금융전문가인 정지원 사장을 염두했다는 평가다.

또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추천한 김광수 전 원장이 사퇴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캠프 라인 견제와 부딪쳤다는 평도 있다. 역대 거래소 이사장 추가 공모를 한 선례가 없는데다 유력 후보였던 김광수 전 원장이 돌연 사퇴한 것이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거래소 이사장 후보 지원 자체가 전문성 보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따라 사실상 내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가 공모를 했다는 것은 유력한 후보자가 있다는 것이며 지원을 했다는 사실은 교통정리가 끝났다는 것”이라며 “PK출신을 안배한 것을 보면 막판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일 차기 이사장에 지원한 12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거쳐 압축 후보군을 발표하고, 이달 말 임시 주총을 열고 이사장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