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휴양시설 덕산스포텔 사병들, 부사관에 가혹행위 당해 -해병대 감찰반, 지난 8월 설문조사 결과 묵살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해병대 휴양시설 덕산스포텔에 근무하는 사병들에게 ‘귀에 가위를 대고 자르는 위협’ 등 가혹행위를 벌인 부사관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지난 7월 박찬주 대장의 ‘갑질’ 사태 이후 해병대 감찰반이 설문조사를 통해 해당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묵살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해병대사령부는 26일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뉴스타파’를 통해 드러난 덕산스포텔 가혹행위 부사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해병대사령부가 운영하는 해병대 휴양시설인 덕산스포텔에 복무 중인 해병대 병사들의 폭행 및 가혹행위 피해 자술서를 입수했다.

이 자술서엔 덕산대 부사관들이 사병들을 상대로 ▷뚝배기 집게로 병사 혀 잡아 당기기 ▷주방용 가위를 병사 입과 귀에 대고 자른다고 위협 ▷병따개를 손가락에 끼워 꺾는 동안 웃으며 노래 1절을 부르기 ▷목공용 공구인 타카를 병사를 향해 쏘기 ▷빨래 건조대 봉에서 뽑은 철심을 허벅지나 팔에 튕기기 ▷술을 마시고 들어와 병사의 머리에 야구배트를 크게 휘두르기 ▷글러브를 끼고 권투를 하듯 병사 때리기 등의 가혹행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병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1일 가혹행위를 뉴스타파의 문의를 받고 최초 인지한 즉시 해병대사령부 차원에서 직접 헌병을 투입해 수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구타 및 가혹행위 부분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해당시설 가혹행위를 묵살한 간부를 포함해 4명 전원을 보직해임 후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과정에서 200만원 상당의 주류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일부 편법행위도 포착돼 전면적인 수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2가지다. 간부에 의한 관리병 구타 및 가혹행위가 발생한 것과 별개로 지난 8월 해병대사령부 감찰반이 피해 병사들의 진술까지 받았지만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묵살했다는 점이다.

또 지난 7월 박찬주 대장 ‘공관별 갑질’ 사태로 인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공관병 운영실태 전수조사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가혹행위가 방치된 점이다. 일선 부대의 가혹행위 방치와 감찰반의 묵살로 인해, 결국 피해 사병의 언론에 이같은 사실을 제보하면서 사건이 드러난 셈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해당 시설에 근무하는 간부는 총 4명으로 이들 전원을 보직해임해 조사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든 복지시설과 취약지역 등을 포함한 전 부대 동시 정밀부대진단을 지난 24일부터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혹행위 설문조사 묵살과정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난 8월 21일부터 30일까지 해병대사령관의 지시로 UFG 연습기간 중 해병대 전 부대특별진단을 실시했다”며 “총 14명의 사병 중 1명의 설문서에 가혹행위에 관한 부분이 있었지만 감찰조사 담당 소령은 대부분 인원은 만족하는 것으로 생각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혹행위 빈도에 대해선 “가해자 부사관이 지난 2월 7일 보직해 3월부터 10월경까지 수십회에 걸쳐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한편, 송 장관은 지난 8월 7일 군 장성의 공관병 ‘갑질’ 논란 관련 육ㆍ해ㆍ공군에 공관병, 복지병 등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 실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또 이날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주요직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장병인권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송 장관은 회의에서 “장병의 인권과 인격이 존중받지 못한다면 국민이 우리 군을 신뢰할 수 없다”며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자식들을 보낼 수 있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