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쇼핑 지출 아끼지 않아 -백화점 업계, VIP 제도 개편하며 ‘집토끼’ 공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해마다 11월이면 롯데백화점에는 MVG(Most Valuable Guest) 회원들의 문의가 급증한다. 롯데백화점의 VIP제도인 MVG의 회원 등급은 4단계로 나뉜다. 최소 1500만원에서 최대 1억원 이상까지 연간 구매액에 따라 회원 등급이 정해진다. 롯데백화점이 전년도 12월부터 당해 연도 11월31일까지 누적 구매 금액을 합산해 MVG 고객을 확정하다보니 11월에 관련 문의가 쏟아진다. 회원들은 MVG 선정을 앞두고 누적 금액이 부족할 경우, 미달 금액을 채우기 위해 구매액을 집중적으로 늘린다. 그만큼 MVG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MVG 회원은 높인 할인율 제공, MVG 라운지 이용,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 강좌 할인 등 각종 혜택을 누리며 귀빈 대접을 받는다.
장기 경기침체 속에서도 상위 1%만 가입할 수 있다는 백화점 VIP 고객의 매출 기여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불황에 쉽게 지갑을 닫아버리는 일반 고객과 달리 VIP 고객은 한 번에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을 소비하는 ‘큰 손’이다. 상위 1% VIP 고객이 전체 매출의 약 4분의1을 책임지다보니 이들을 잡기 위한 백화점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10월 MVG 고객 매출은 전년 1~10월 대비 4.9% 증가했다. MVG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9.8%에서 2013년 20.3%, 2014년 20.9%, 2015년 21.9%, 2016년 22.8%, 올해 1~10월 23.2%로 꾸준히 상승했다. 신세계백화점의 VIP고객 매출은 올 들어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성장했다. 또 지난해 상위 3%의 VIP 고객이 백화점에서 지출한 돈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으며 방문 횟수도 일반 고객보다 7배나 높았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1~10월 VIP 매출 신장률은 4.5%였다. 특히 최고 등급인 ‘쟈스민(연 4000만원 이상 구매)’ 회원 수는 지난해보다 10% 늘어났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파크제이드’(연간 최소 2000만원 이상 구매) 등급 이상의 VIP 매출이 올해 1~10월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파크제이드 이상 VIP 고객수는 6% 늘어났다.
이처럼 백화점 매출은 수년째 정체됐지만 VIP 고객 매출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백화점 업계는 견고한 소비성향을 유지하는 VIP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시로 VIP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의 VIP고객 유치 전략은 각각 최상위 등급과 최하위 등급을 신설ㆍ강화하는 방향으로 갈렸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부터 5단계였던 VIP 등급을 6단계로 확대했다. 최하위 등급의 연간 구매 하한선이 800만원이었는데 이를 400만원으로 대폭 낮춰 ‘레드’ 등급을 신설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갖춘 젊은 VIP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내 각종 혜택을 경험해보게 하는 것“이라며 “향후 이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는 40~50대가 됐을 때 다시 신세계백화점을 찾도록 유도해 VIP의 풀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내년부터 연 5000마일리지의 ‘제이드’ 등급을 신설해 기존 5개 등급을 6개로 늘린다.
롯데백화점은 ‘VIP 중의 VIP’를 강화하는 정반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연간 구매액 6000만원 이상이 최고였던 프레스티지 등급 위에 연간 1억원 이상을 구매하는 레니스 등급을 추가했다. 명품관인 에비뉴엘에도 같은 최상위 등급을 분리해 추가했다. 현대백화점도 2015년 최고 등급인 쟈스민 클럽의 기준을 연간 최소 3500만원 이상에서 400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황이 침체됐다고 해도 오히려 VIP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불황일수록 꾸준히 지갑을 열고 있는 ‘집토끼’ VIP 고객 관리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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