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령 증권우먼 홍옥순 골든브릿지투자證 상무
주식업무는 내 천직, 후배엔 롤모델 건강허락하면 현장근무 계속하고파
극심한 증시침체 여파로 금융투자업계에 인력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한 증권사에서 45년 넘게 근무중인 여성이 있어 화제다. 1946년생으로 올해 69세인 홍옥순<사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본점 영업팀에서 만난 홍 상무는 고희를 앞둔 나이에도 전자파 차단 에이프런을 걸치고 젊은 직원들 못지 않은 열정으로 일하고 있었다. 홍 상무는 “주식투자는 여전히 어렵지만 변화무쌍한 시장 움직임이 묘한 매력이 있다”며 “직장생활만 50년이 다 되어가지만 한 번도 증권사에 온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1965년 서울여상을 졸업한 홍 상무는 은행원 출신이던 아버지와 상대를 다니던 큰오빠의 조언으로 건설증권에 입사했다. 처음에는 주로 경리ㆍ회계 업무를 했다.
건설증권이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려 파산하기 직전인 1970년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모태인 대유증권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자리를 옮겼다. 이후 대유증권은 대유리젠트, 리젠트, 브릿지, 골든브릿지로 수차례 이름이 바뀌었지만 홍 상무는 지금까지 회사를 옮기지 않았다.
“대유증권에서도 처음에는 경리ㆍ회계업무를 봤습니다. 당시는 수기로 모든 거래가 이뤄졌는데 영업팀 직원을 대신해 주식을 사고팔다보니 자연스레 주식투자 업무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후 스스로 공부하고 영업팀으로 옮겨 주식투자 일을 하기 시작했다. 홍 상무는 “1970~80년대는 작전세력들이 주식으로 장난치는 일들이 많았다”며 “한 번은 서울대 상대의 한 교수가 주식투자로 돈을 잃고 나서 ‘우리나라 주식투자는 이론과 다르다’는 푸념을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주식투자가 쉽지 않았지만 홍 상무에겐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주말에도 일과 사랑에 빠진 홍 상무는 국내 최초 여성 대리, 과장, 차장의 타이틀을 얻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투자상담사로 전환해 월 약정액만 300억원을 넘기며 3억원의 연봉을 받기도 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증권업계 사상 최장기 파업이라는 내홍을 겪으면서 사실상 정년을 없앤 영업성과급제를 도입하면서 홍 상무의 정년도 없어졌다.
“일하고 있는 지금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저를 찾아주는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있다면, 또 건강이 허락한다면 끝까지 일하고 싶습니다.”
그의 다부진 의지는 많은 동료 후배 직원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박세환 기자·사진 박현구 기자 /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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