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나 미국의 지방분권을 100으로 친다면, 우리나라는 3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원희룡<사진> 제주특별자치도 지사는 대한민국의 지방분권 수준을 이처럼 평가했다. 원 지사는 현재 세계지방정부연합 아시아태평양지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원 지사를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원 지사는 한국의 지방분권 수준을 “아직 멀었다”고 봤다. 그는 “재정과 규제, 그리고 인사 부분에 있어 지방 분권 수준이 낮다”며 특히 지방 재정 자치도에 대해선 “국가 전체 재원 가운데 지방이 20% 수준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분권과 자치를 하라는 것은 형식적으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하는 권한도 법률에서 정한 부분에서만 지방에서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이러한 이유로, 제주도가 진정한 ‘자치도’가 되는데 한계가 있어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 제주도 같은 경우는 도민들이 쓰는 차가 하루 3만 대가 굴러다니고 렌터카도 똑같은 숫자가 굴러다니는데 렌터카에 대한 운행을 제한하려고 하면 법에 가서 그 권한을 받아와야 한다”고 도정이 조례가 아닌, 법률에 갇힌 한계를 설명했다. 또 제주의 재정자립과 관련해서도 “기본적으로 재정이 주어진 상태에서 우리가 집행하고 거기에서 문제가 있을 때 도가 개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단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면 일일이 그 예산에 대해서 (중앙정부로부터) 확보가 돼야 사업을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로 신설, 유지 보수 예산은 지방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면서 재원을 주지 않고 있다. (재정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이런 인프라들”이라며 “예를 들어 상수도가 물이 60%가 샌다.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재정을 더 주든지 국가에서 사업을 하든지 해야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원 지사는 중앙정부는 ‘보충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그는 “연방제나 유럽 같은 나라들은 일상생활과 관련된 규제나 그런 부분에 대한 운영은 지방이 원칙적으로 다하고 국가나 중앙정부는 보충적이다. 광역 간 문제나 외교ㆍ안보, 전국적인 통일성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역할을 한다”고 예시했다. 이어 “우선 모든 시도에 대해서는 자치 입법, 자치 재정, 자치 조직에 대해서 실질적인 권한과 자원들을 포괄적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대한민국은 분권국가임이 헌법에 명시돼야 한다고 했다. 헌법에 ‘지방분권’이 명기되고 이를 위한 법률 개정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선 분권 국가임을 헌법에서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고 지방정부의 재정이나 입법 권한을 격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이름도 (자치단체가 아닌) ‘지방 정부’로 바꿀 필요가 있다. 또 조례가 아니라 지방 법률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에 맞지 않는 것들은 전부 헌법재판소 위헌 심사 대상이 되면서 거기에 따라서 새롭게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헌법의 선언적인 조항이 선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해석, 국회 후속 입법을 통해서 국가 사무와 지방 사무 자체도 대대적으로 조정을 해나가는 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원 지사는 개정 헌법에 분권이 명시됨으로써 제주도가 진정한 ‘자치도’로 거듭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제주도를 포함한 특별 지방 정부에 대한 헌법적인 선언이 필요하다”면서 “대한민국의 일반 법률을 뛰어넘는 특별 자치도로 지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제사회와 남북통일을 대비해서 제주도를 시범 특구로, 국가적인 자산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앞으로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의 경제 규모가 더욱 더 커지고 금융도 커질 텐데, 제주도에 대한민국의 일반 법률의 적용이 배제되고 국제적인 법규가 적용되는 일정한 특구를 만들어 보세구역을 만들어서 안전자산의 보호 비즈니스, 비밀금고와 같은 사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주시=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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