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금연치료 사업 참여자들 늘어 -금연치료제 시장 2017년 700억원까지 성장 -화이자 ‘챔픽스’ 500억원 이상으로 독주 -금연 분위기 확산으로 치료제 시장은 ‘맑음’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직장인 서모(51)씨는 올 해 목표를 또 다시 금연으로 잡았다. 지난 해 새해 결심도 금연이었던 서씨는 당시 금연치료 사업에 참여했고 금연치료제, 니코틴껌을 먹으며 4~5개월 정도 담배를 입에 물지 않았다. 하지만 몇 개월간 버티던 서씨는 업무상 피할 수 없는 술자리에서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또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된 서씨는 올 해 다시 한번 금연치료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의지만으로 끊기가 어렵다는걸 느낀 서씨는 금연치료제의 힘을 빌려서라도 올 해엔 꼭 금연에 성공하고 싶다. 새해 단골로 등장하는 새해 결심 중 하나가 ‘금연’이다. 때문에 새해에는 유독 금연 관련 상품의 매출이 급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금연 껌, 니코틴패치 등 금연 관련 상품은 새해 초가 가장 호황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015년부터 정부의 금연치료 사업이 시작되면서 금연치료제 시장은 지난 해 사상 첫 7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1000억원 시장 돌파도 눈 앞에 두고 있다.
▶2016년 금연치료 사업 참여자 35만명 이상=정부는 ‘금연이 질병’이라는 인식하에 지난 2015년부터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8~12주 동안 진료ㆍ상담과 금연치료 의약품 또는 금연보조제(니코틴 패치, 껌, 정제) 구입비용을 지원한다. 진료와 상담은 총 6회 이내 범위에서 의료진이 니코틴중독 평가 등 금연유지를 위한 상담을 제공한다. 비용은 건강보험공단에서 80%를 지원하는데 이 중 의료급여수급자 및 저소득층(건강보험료 하위 20% 이하)은 전액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흡연율을 더 낮추기 위해 2016년부터 금연치료 의료기관 3번째 방문 때부터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고 있다. 또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1~2회차 때 본인부담금도 전액 환급해주고 있다.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이수한다면 금연치료를 무료로 받는 셈이다. 예를 들어 12주 기본 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총 비용은 44만5280원이지만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최종 이수하면 인센티브 형태로 치료비용이 지급돼 실제 본인부담금이 없어진다.
이에 금연치료 사업 참여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여자는 2015년 22만8792명에서 2016년 35만8715명으로 56.8% 늘어났다. 지난 해 8월까지 29만8152명이 참여해 전년동기 대비 24.8% 증가했다. 특히 이수율은 2015년 20.6%, 2016년 40.1%, 지난 해 5월까지 43.8%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프로그램 참여자들 중 금연치료 사업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80%가 넘고 있다.
▶화이자 ‘챔픽스’ 6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수직 상승=이런 금연치료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는 금연치료제다. 금연치료 사업이 실시되기 전 금연을 위해 치료제를 복용한다는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었다.
서씨는 “금연을 결심한 적은 많지만 치료제까지 복용해야 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며 “금연치료 사업에 참여하면서 의지만이 아닌 약을 복용해야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금연치료 사업에서 금연치료제 복용을 적극 권장하면서 금연치료제 시장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금연치료제 중 가장 이익을 많이 본 제품은 화이자의 ‘챔픽스’다. 챔픽스는 ‘바레니클린’ 성분의 전문의약품이다. 바레니클린은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직접 작용해 흡연욕구와 금단증상을 동시에 줄여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챔픽스는 금연치료 사업이 실시되기 전인 2014년 매출액이 60억원에 머물렀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라는 핸디캡에 12주 기준 3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약값도 처방이 부족한 이유였다. 챔픽스를 복용한 일부 환자에게서 자살, 우울증 등 정신질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보고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2015년 금연치료 지원사업 실시와 함께 챔픽스 매출은 날개를 달았다. 2015년 240억원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10배 이상 뛰더니 2016년 500억원대로 또 다시 2배가 상승했다. 2017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벌써 520억원을 넘으면서 지난 해 챔픽스 매출액은 7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챔픽스의 의약품 순위는 2014년 550위에서 2017년 7위로 수직상승했다.
특히 금연치료제 시장에서 챔픽스는 독주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금연치료제 시장 2위인 존슨앤드존슨의 ‘니코레트’의 지난 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2억원에 그친다. 챔픽스(527억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밖에 GSK ‘웰부트린’ 역시 19억원, 한독 ‘니코스탑’ 16억원, 노바티스 ‘니코틴엘’ 13억원, 한미약품 ‘니코피온’ 6억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챔픽스는 원래 2018년 11월 물질특허가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특허 존속기한 연장에 성공하면서 2020년 7월까지 물질특허가 연장됐다”며 “당분간 금연치료제 시장에서 챔픽스의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연치료제 시장 앞으로도 ‘맑음’ 예상=지금까지 급성장한 금연치료제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2014년 43% 수준이었던 성인 남성 흡연율은 금연치료 사업이 실시된 2015년 39%로 낮아졌다가 2016년 다시 40%대로 반등했다. 신규 흡연자도 있지만 금연을 시도했다 실패하는 사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흡연자들은 또 다시 금연치료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처음 금연을 시도하려는 사람과 함께 금연에 또 다시 도전하는 흡연자까지 더해지면서 금연치료제 사용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제 ‘흡연이 질병’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전문 치료제의 도움을 받아 담배를 끊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정부의 금연치료 사업 예산도 매 해 증가하는 만큼 금연치료제 시장 1000억원 규모가 멀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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