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UN총회 의장 접견…남북관계 개선의지 밝힌 듯 -단계적 제재 완화 요구할 수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과정에서 유엔 대북제재 결의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측이 우리 정부의 초청을 받고 간다는 명분으로 북한 선수단을 비롯한 응원단 등의 체재비용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엔 총회 의장실은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요청으로 미로슬라프 라이착 의장과의 면담이 이뤄졌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자 대사는 라이착 의장에게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착 의장은 남북대화 채널의 재개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의사를 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정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긴장을 풀어가려고 했던 북측의 움직임과 유사하다.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자 대사는 당시 유엔총회 의장을 만나 북한 정권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여러가지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졌으나 당시 북측이 5ㆍ24조치 해제 등을 요구하면서 아시안게임 개최까지 2차 접촉이 이뤄지지 못했다. 북측은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우리 정부의 북한 선수단 체류비용을 요구한 바 있다.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에서 약 5억 5000만 원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북한 선수단의 체재비용을 지원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에서 대대적인 경제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에 단순히 지원을 요구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재 완화를 원한다면 이제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원회에 비핵화 의사를 표명하는 정도의 움직임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북한에 직접 현금 지원을 하는 경우 제재를 위반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지원받을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측이 대표단을 항공이나 크루즈선으로 파견하겠다고 할 경우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를 완화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현재 북한의 국적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한국과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이다. 북한에 기항했던 선박이 입항하는 것도 유엔 안보리 제재 사안이다. 더구나 한ㆍ미ㆍ일 3국은 북한에 기항했던 선박은 상당기간 자국 항구에 입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독자제재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북측 방문이 성사되더라도 항공이나 크루즈선이 아닌 육로를 추천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대표단이 육로를 통해 남측으로 오려면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는과정에서 대표단의 신변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군사회담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북측과의 소통채널을 확장한다는 차원에서라도 북측의 육로 이용을 적극 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재무부는 이날 금융제재 공지를 통해 '릉라 2호', '례성강 1호', '을지봉 6호' 등 북한 선박과 팔라우 선적 '빌리언스 18호'를 제재 목록에 올렸다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도 곧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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