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청소노동자 문제, 장기화될 조짐 -노동자들 16일 오전부터 본관 농성 -최대 100여명 본관 1~2층서 시위 벌여 -학교측 “등록금도 동결…재정 어려워”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 아르바이트 고용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은 16일부터 연세대 본관 1층과 2층에서 ‘청소노동자 직접 고용’을 외치는 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밤시간대까지 진행된 농성에서 노동자들은 10여명의 인력이 밤샘에 들어갔고 연세대 측은 집무실 서류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업무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민주노총과 서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 100여명은 지난 16일 대학 본관에서 ‘무기한 겨울 농성’에 돌입했다. 대학 측이 대학재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정년퇴직한 노동자들의 자리를 3시간 근무 파트타임 근무자로 채우자 여기에 반발한 것이다.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은 ‘정년퇴직자 결원을 기존 노동자로 충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시간이나 임금을 줄이는 ‘알바 꼼수’가 아닌 기존 노동조건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인원을 충원해야 한다”면서 “학교가 구조조정 철회하고 결원을 충원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6일 오전 11시께 학교 측에 청와대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이후 오전 11시40분부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이 시작되자 학교 측은 총장실이 있는 본관 2층 출입문을 통제했고, 농성 과정에서는 청소노동자와 경비 인력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야간 시간대에도 청소노동자들은 학교 본관에서 농성을 벌였다. 밤 시간대 학교에서 난방 시스템이 꺼지자, 60대 노동자 8명 및 학생들은 직접 가져온 스티로폴 돗자리와 전기장판, 전열기구에 의존해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에 이경자 민주노총 연세대 분회 지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 측에 수차례 대화를 요청했는데,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한 상태”라면서 “총무처장이나 총무부처장님도 직접 만나뵙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여전히 ‘아르바이트로 인력 충원’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한 관계자는 “올해도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이고, 최저시급도 인상돼 학교 측 부담이 커졌다”면서 “인력이 빈 자리를 학교에서 그대로 채우는 것은 재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은 “왜 학교 ‘최하위 계층’인 우리가 재정 악화의 문제를 짊어져야 하냐”며 “재정이 나빠진다고 하는데, 연세대 재단 적립금은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농성은 전날 직접 연세대를 방문한 뒤 발생한 일이라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반장식 일자리수석비서관과 황덕순 고용노동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연세대를 찾아 청소노동자, 학교 측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노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교 측에 노동자들의 이익 보호를 우선으로 이야기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학교 측에도 이같은 노동자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문제의 해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려대와 홍익대 등 다른 대학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청소노동자들이 농성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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