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동육서ㆍ홍동백서 예법 탈피 간편식 선호 -‘차례상에 간편식 올리겠다’…주부 47.5% -국ㆍ전ㆍ사골육수 등 간편 명절음식도 늘어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작년 설날에 떡만둣국에 냉동만두를 넣었더니 남편이 ‘너무한다’고 하더라고요. 제사 준비하고 기본적인 상차림도 일이 얼마나 많은데…. 만두까지 손으로 빚으란 말이죠. 본인들이 해봐야알지 먹기만하는데 어떻게 알겠어요? 1년에 제사 7번인데 이럴줄 알았으면 혼자 살걸 그랬네요.”(15년차 주부 백모 씨)

#. “전 부치기 지옥이 또 시작됐네요. 재료 사다가 계란물 입히고 밀가루 묻히고 하루종일 기름냄새 맡아가며…. 이번까지만 하고 다음 명절부터는 그냥 사먹어야 겠어요. 애들 좋아하는 치킨도 차례상에 올리려고요…. 우리 어머니 노발대발 하시면 그냥 주부 파업할랍니다.”(13년차 주부 서모 씨)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주부들의 이야기다. 전통적인 상차림도 점점 변화하면서 차례상도 간소화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탕과 나물, 생선, 고기, 전 등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을 준비하려면 시간도 비용도 부담이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음식은 손맛이란 틀을 깨고 간편식으로 제사상을 차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설 명절 분위기가 바뀐 게 한몫한다”며 “과거엔 명절 차례상을 차릴 땐 ‘어동육서’, ‘홍동백서’ 같은 예법을 따르는 것은 물론 이 음식을 정성을 다해 직접 준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최근에는 제사상을 간소화하고 간편식을 이용하거나 집안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메뉴를 올리는 등 실용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제일제당이 최근 30~40대 주부와 직장인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명절 제수음식 간편식 소비 트렌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올 설 차례상에 간편식을 활용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47.5%인 19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명절에 간편식을 활용했다고 답한 170명보다 약 12% 증가한 수치다. 설 차례상 준비에 간편식을 활용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은 ‘시간 절약’(45.8%)을 간편식 구매 결정의 가장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어 ‘간편 조리’가 41.6%를 차지했다.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하는 가정간편식이 늘어나면서 국ㆍ전ㆍ생선까지 간편 조리가 가능해진 것이 한몫했다.

설 명절 빠질 수 없는 떡국은 찬마루 사골곰탕과 본설렁탕 한우육수를 활용하면 된다. 찬마루사골곰탕은 국내산 사골을 푹 고아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풍성한 국내산 소고기 건더기로 별도의 고명이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다. 떡국떡만 넣으면 완성이다.

본설렁탕 한우육수는 한우 사골을 12시간 동안 끓여내 우유보다 진한 하얀색을 띤다. 다른 첨가제를 첨가하지 않아 설음식인 떡국의 육수로 사용하면 깊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설날 아침, 떡국을 요리하는 소비자들에게 육수를 내야 하는 과정을 덜어 줄 수 있어 보다 편하게 명절 상차림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들 때 손이 많이 가는 전류는 비비고 한식반찬과 롯데푸드 초가삼간 전이 대표적이다. 비비고는 ‘남도떡갈비’와 ‘언양식바싹불고기’를 비롯해 ‘한입떡갈비’, ‘도톰 동그랑땡’, ‘도톰 해물완자’를 내놓는다.

롯데푸드가 지난해 말 냉동 선보인 초가삼간 전은 빈대떡, 고기지짐, 명태전 등 차례상에 필수적으로 올라가는 전으로 구성돼 명절 활용도가 높다.

차례상에 필요한 HMR(가정간편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통업계 관련 HMR 매출도 덩달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올해 설 명절에 자체브랜드(PB) 피코크 차례상 매출이 지난해보다 15~2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선보이는 피코크 차례상 HMR은 떡국떡부터 사골육수, 각종 전, 떡갈비, 식혜까지 총 47종이다. 2014년 설을 앞두고 처음 6종 선보인 피코크 차례상 HMR은 올해 총 47종으로 8배가 늘었다.